러시아에 부는 한류 열풍으로 기술력, 참신성, 가성비 등을 갖춘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들이 현지 진출에 유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원장 신승관)의 '러시아 화장품 시장 진출 전략'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러시아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103억250만달러로 동유럽 전체 매출의 40.3%를 차지했다. 순위로 보면 세계에서 11위, 유럽에서는 5위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여성들은 메이크업과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고 경제활동 참가율이 69%나 돼 구매력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러시아에서 레뚜알, 매그닛 등 뷰티 전문점과 드럭스토어가 급증하고 전자상거래 시장이 발달한 것도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최근 한류 확산으로 'K-뷰티'가 유행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러시아의 한국 화장품 수입은 2014년 1551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3731만달러로 5년 만에 9배 가까이 급증하며 프랑스에 이어 2위 수입국이 됐다. 특히 대기업 브랜드보다는 가격이 저렴하고 독특한 천연원료를 사용한 중소 브랜드의 인기가 높다.
무역협회는 "천연 화장품 및 자연스러운 화장 선호, 경기 침체에 따른 실용적 소비, 온라인 정보 바탕의 스마트 소비 등이 현지 트렌드"라며 "러시아 화장품 시장 1위 품목이자 한국 제품 선호도가 높은 기초화장품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마스크 팩, 안티에이징 제품 등 기능성 화장품과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 마사지기 등 뷰티 디바이스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출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러시아 현지의 화장품 소비 트렌드로는 자연(Nature)과 자연스러움(Natural) 추구, 실용적 소비, 현명한 소비, K-뷰티 인기 등을 꼽았다.
무역협회는 2014년 서방 제재와 유가 하락에 따른 경기 침체 이후 소비자들은 할인 제품, 저가브랜드 등 실용적인 소비경향을 보이고 있어 프리미엄 전략보다는 가성비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러시아 화장품 유통의 42.5%를 차지하는 헬스앤뷰티(H&B) 전문점과 2014년 이후 5년간 매년 20.9%씩 급성장하며 주요 판매처로 부상한 온라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까다로워진 러시아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광고보다 콘텐츠 생산에 집중해야 한다며 소셜 미디어나 뷰티 오피니언 리더를 활용해볼 것을 추천했다. 또한 실제 사용 후기가 구매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리뷰 모니터링과 이를 반영한 제품 개발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수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러시아는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대상국 유럽 1위, 세계 6위 국가이자 앞으로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등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시장"이라며 "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 기술력, 기능성, 저렴한 가격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우리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진출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