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와 6백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한국은행은 19일 오후 10시 미 연준과 2020년 9월 19일까지 최소 6개월 동안 6백억 달러 규모의 양자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를 통해 미 달러화를 곧바로 공급할 계획이며 최근 달러화 수급불균형으로 환율 급상승을 보이고 있는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 위해 그동안 꾸준히 물밑접촉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은행과 정부는 미국 정부에 통화스와프 체결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며 "홍남기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는 G20재무장관 회의 등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을 직접 만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요청했고 미국이 현 위기상황에서 각국과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을 인정한 게 결실을 맺은 것 같다"며 "한국으로서는 큰 호재"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 것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극단적인 달러 선호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정부의 컨틴전시플랜 초기 조치가 약발이 먹히지 않고 시장 기대에 미흡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외화유동성 확대를 위해 이날부터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25% 확대했으나 원·달러 환율은 11년 만에 최고치인 1,285원70전에 마감해 1,300원에 육박했다. 올해 2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091억달러라고 해도 자칫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로 인해 외환보유액을 과거 금융위기 때와 같이 시장에 공급하고 ‘달러 가뭄’에 대비해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제기됐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충분히 달러 공급을 하고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맺으면 심리적으로 크게 안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이 급변하며 전방위적으로 달러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사실상 마지막 방파제가 이른 시점에 구축된 만큼 글로벌 쇼크가 지속된다면 다음 카드가 마땅치 않은 게 정부의 고민이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실물과 금융의 복합위기로 확대되면서 그 파장을 예측하기 힘들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컨틴전시플랜 다음 단계로 넘어가더라도 국내 시장 파장이 계속되면 추가 카드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번 한미 통화스와프는 2008년 10월30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에 이어 두 번째다.
한편 美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국제 달러화 자금시장의 경색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국내외 가계와 기업의 신용 공급의 경색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통화스와프 계약 규모는 한국·호주·브라질·멕시코·싱가포르·스웨덴 중앙은행과는 600억달러(약 76조원), 덴마크·노르웨이·뉴질랜드 중앙은행과는 300억달러(약 38조원)다. 기간은 최소 6개월이다.
다음은 연준의 발표문 전문이다.
March 19, 2020
Federal Reserve announces the establishment of temporary U.S. dollar liquidity arrangements with other central banks
For release at 9:00 a.m. EDT
The Federal Reserve on Thursday announced the establishment of temporary U.S. dollar liquidity arrangements (swap lines) with the Reserve Bank of Australia, the Banco Central do Brasil, the Danmarks Nationalbank (Denmark), the Bank of Korea, the Banco de Mexico, the Norges Bank (Norway), the Reserve Bank of New Zealand, the 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 and the Sveriges Riksbank (Sweden).
These facilities, like those already established between the Federal Reserve and other central banks, are designed to help lessen strains in global U.S. dollar funding markets, thereby mitigating the effects of these strains on the supply of credit to households and businesses, both domestically and abroad.
These new facilities will support the provision of U.S. dollar liquidity in amounts up to $60 billion each for the Reserve Bank of Australia, the Banco Central do Brasil, the Bank of Korea, the Banco de Mexico, the 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 and the Sveriges Riksbank and $30 billion each for the Danmarks Nationalbank, the Norges Bank, and the Reserve Bank of New Zealand. These U.S. dollar liquidity arrangements will be in place for at least six months.
The Federal Reserve also has standing U.S. dollar liquidity swap lines with the Bank of Canada, the Bank of England, the Bank of Japan, the European Central Bank, and the Swiss National 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