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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LCC에 3000억 무담보 긴급대출 '고민'..."부동산도 없고 부채 리스 항공기 뿐"

- 부실대출 뻔히 예견하면서 지원...금융당국과 책임소재 공방에 말려들 수도

  • 기사등록 2020-03-16 00: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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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조창용 기자]


산업은행이 어려움을 겪는 저가항공사(LCC)에 최대 3000억원의 자금을 무담보로 대출해줄 고민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LCC가 고사 위기에 처하자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 결정에 밀려 구체적인 지원방안 강구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LCC 항공사의 열악한 대출조건으로 봐선 산업은행으로 하여금 부실대출을 뻔히 예견하면서 지원하는 꼴이어서 자칫 지원을 결정한 금융당국과 책임소재 공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KDB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더밸류뉴스]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운항중단, 취소·환불 증가로 영업손실이 늘어나고 있는 7개 LCC에 대해 무담보로 운영자금 지원을 준비 중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정부와 산은은 LCC에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달 28일 LCC 사장단은 정부에 낸 공동건의문에서 “무담보·장기저리 등 조건을 대폭 완화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전례 없는 상황인 만큼 무담보 등 파격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산업은행도 이에 화답해 무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업체별 지원금액 등을 확정하기 위한 심사 절차가 아직 끝난 건 아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것이 결정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산은이 무담보 대출을 해주려는 건 LCC들이 사실상 담보가 없기 때문이다. 리스 항공기는 자산이 아닌 부채로 잡힌다. 대부분 항공사가 보유 부동산도 없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항공업계에서는 대출심사 문턱이 높아서 자칫 제때 자금을 공급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컸다. 결국 산은은 대출 조건을 대폭 낮춰 긴급 수혈에 나서기로 방향을 잡았다.


이스타항공 품은 제주항공 [사진=더밸류뉴스(각 사 제공)]은행권 지원 규모는 제주항공의 인수 계약금 545억원에 더해 이스타항공 유상증자에 필요한 자금을 고려해 정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자본 전액 잠식 상태로 알려져 이스타항공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은과 수은은 시중은행들의 활발한 참여를 기대하고 있으나 은행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제주항공이 국내 LCC 업계 1위이긴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그야말로 고사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로 여객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것과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된 제주항공의 신용등급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금리 등 수익성을 따져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일본을 포함한 대부분의 하늘길이 끊기면서 항공업계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적 항공사의 2월 넷째 주 국제선 운송실적을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산출했을 때 올해 6월까지 5조원 이상의 매출 피해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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