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27일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직접 행사한다. 별안간 캐스팅보트로 등장한 국민연금 때문에 현재진행형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이 함께하는 3자 연합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다툼이 한층 더 치열해 질 전망이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6일 올해 제5차 회의를 개최하고 한진칼과 지투알에 대한 보유주식 의결권을 회수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한진칼과 지투알의 보유 주식을 전액 위탁해 운용 중인데 지난해 11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한 ‘위탁운용사 의결권행사 위임 가이드라인’에 따라 의결권 행사를 위임한 상태였다.
그러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한진칼은 경영 참여로, 지투알은 일반 투자로 공시된 점을 고려해 위탁운용사에 위임된 의결권을 회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추후 한진칼과 지투알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의안 분석 등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에 따른 절차를 거쳐 주총 안건에 대한 찬반 등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한진칼 주총은 3자 연합과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총수 일가, 델타항공, 카카오 등이 함께하는 조 회장의 경영권 쟁탈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현재 양측의 보유 지분(의결권 기준)은 조 회장 측 33.45%, 3자연합 32.06%로 조 회장이 누나인 조 전 부사장 측의 지분을 1.39%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2.9% 가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경영권의 향방을 결정짓는 캐스팅보트로 사실상 떠올랐다.
앞서 국민연금은 당초 위탁운용사에 한진칼과 지투알에 대한 보유주식 의결권을 위임키로 했으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철회했다. 국민연금이 한진칼 주총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때 기금운용본부의 내부 투자위원회보다는 수탁자책임전문위가 찬반 의결권을 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근체제로 바뀐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오용석 금융감독원 연수원 교수(사용자단체 추천),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근로자단체 추천), 신왕건 FA금융스쿨원장(지역가입자단체 추천) 등 상근 전문위원 3명과 정우용·허희영(사용자단체 추천), 전창환·이상훈(근로자단체 추천), 조승호·홍순탁(지역가입자단체 추천) 등 6명으로 총 9명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