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밸류뉴스= 신현숙 기자] 한국전력이 지난해 영업손실 1조3500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은 2008년(2조7981억원) 이후 최대치를 찍은 것이다.
이는 원전이용률 상승과 국제유가 하락으로 연료비는 아꼈으나 냉·난방 수요 감소로 전기판매 수익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28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은 1조3566억원으로 전년비 1조1486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9조928억원으로 전년비 1조5349억원 감소했다.
한전은 영업손실 증가의 주요 원인은 전기판매 수익 하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기판매 수익은 전년비 903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과 비교해 추웠던 기간이 짧아 냉·난방 수요가 많지 않았고 평창올림픽 개최에 따른 기저효과도 부진한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계약종별 전기판매량 증감률을 보면 농사용(2.1%)을 제외한 △교육용(-1.3%) △산업용(-1.3%) △일반용(-0.6%) △주택용(-0.4%)이 모두 다 감소했다. 부문별로 무상할당량 축소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이 7095억원으로 전년(530억원) 대비 6565억원 늘어났다. 이는 무상할당량이 전년비 18% 축소되면서 관련 비용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설비투자로 인한 감가상각비와 수선유지비는 11조9470억원으로 전년(11조3132억원) 대비 5.6%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신고리 4호기 준공 등 발전부문 상각비가 약 2000억원, 김제·부안 송전선로(T/L) 건설 등 송배전 부문 상각비도 3000억원 가량 늘었다.
인원증가·퇴직급여에 들어가는 비용도 5조1748억원으로 전년비 4976억원 늘었다. 퇴직급여부채를 최근 대법원 판례에 따른 방식으로 추정하면서 관련 비용이 약 3000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원전복구충당부채전입액도 4493억원으로 전년바 1874억원 늘었다. 여기에는 방사성 폐기물 관리 비용, 원전해체 비용 단가 상승 등이 포함됐다.
연료비는 18조2609억원으로 전년비 1조8318억원 줄어들었다. 올해 5월부터 적용된 액화천연가스(LNG) 세제 개편(91→23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석탄이용률은 4%포인트 하락하면서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아울러 한전은 최근 실적 악화를 탈원전 정책 탓으로 돌리는 분석에도 선을 그었다. 지난해 원전 이용률은 70.6%로 전년(65.9%) 대비 4.7%포인트 올랐다는 것이다. 한전은 2조1000억원 규모의 재무개선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설비보수 자체 수행, 송·배전설비 시공 기준 개선 등이 포함됐다.
한전은 “올해는 원전 이용률이 70% 중반대로 상승하면서 경영실적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환율 및 국제연료 가격 변동 등 대내외 경영 여건 변화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지속가능한 요금체계 마련을 위해 합리적 제도 개선에도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