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반(反) 조원태 연합’의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반(反) 조원태 연합’이 그룹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3일 "조현아, KCGI, 반도건설의 연합(반(反) 조원태 연합)에 의해 조원태 회장이 이사 연임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반(反) 조원태 연합의 지분율은 32.06%인 반면 조원태 회장의 지분율은 28.14%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친(親) 조 회장 세력의 한진칼 지분은 조 회장 본인(6.52%)과 재단 등 특수관계자(4.15%), 델타항공(10.00%), 카카오(1.00%) 등 총 21.67% 정도다. 반면 반(反) 조 회장 전선을 구축한 조 전 부사장 세력은 조 전 부사장(6.49%), KCGI(17.29%), 반도건설(8.28%) 등 32.06%다.
강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주총처럼 경영진 안건에 찬성할 것으로 보고 조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의결권 행사 여부와 조 회장의 소액주주 일부 포섭 여부 등에 따라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작년 주총 때와 비슷한 비율로 소액주주 지분(합산 30.46%)이 '불참 13.14%, 연임 찬성 8.20%, 연임 반대 9.12%'로 나뉘고 이명희 고문이 주총에 불참할 경우 조원태 대표이사 연임안은 출석률 81.56%에 참석 주주 중 찬성 49.60%, 반대 50.40%로 부결(전체 발행주식 기준 찬성 40.46%, 반대 41.10%)될 것으로 예상됐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이명희 고문(지분율 5.31%)이 반(反) 조원태 연합에 합류해 적극적으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게 되면 조원태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안이 부결되는 것이다. 아울러 반(反) 조원태 연합이 최대 11명(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6명)까지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한진칼 정관을 이용해 이사 6명을 추가로 선임함으로써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조원태 회장 측이 지분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소액주주들로부터 지분 17.76%를 포섭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발행주식의 과반을 확보하는 경우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방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명희 고문의 지분을 조 회장 측으로 넣어 계산한 뒤 "경영권 참여 의지가 없다고 밝힌 카카오의 지분을 조원태 측 지분에서 제외할 경우 양측의 지분 격차는 0.38%포인트에 불과하며, 기타주주 중 외국인과 기관 그리고 소액주주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외부 자문기관에서 조원태 대표이사의 연임을 반대할 만한 뚜렷한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오히려 KCGI의 우호지분으로 등장한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우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황이라 KCGI 측에 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 연구원은 "주총에서 어느 한 편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향후 한진칼의 지분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대한항공과 한진은 비핵심자산 매각 혹은 사업부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3일 한진칼 우선주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6.30%(1만1천 원) 오른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투자자들이 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대한항공 우선주 주가도 직전 거래일보다 29.92%(5400원) 뛴 2만3450원에 장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