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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윤진기 교수]

한국인은 과연 우수한 DNA를 가지고 있는 민족일까. 우수한 DNA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 어찌하여 타국에 나라를 빼앗기고 위안부나 강제징용 같은 슬픈 역사를 만들어 낸 것일까. 필자는 몇 가지 숫자에 주목한다. 


기업의 우수성을 말할 때 우리는 그 기업의 성과를 들여다본다. 매출액은 기업의 성과를 알려주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이다. 삼성전자는 매출액이 1981년 370,040백만(대략 3천7백억) 원에서 2018년 243,771,415백만(대략 243조) 원으로 대략 658배 증가하였다. 순이익은 1981년 6,969백만(대략 69억) 원에서 2018년 44,344,857백만(대략 44조) 원으로 대략 6,363배 증가하였다. 단지 38년 만에 이루어낸 성과다. 세계인들은 삼성전자가 탁월한 기업이라고 말하고,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우수하다고 믿는다.

 

한 국가를 이야기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 국가가 이룩한 성과를 보고 그 국민의 우수성을 말할 수 있다. 현재 US달러 기준으로 1960년 한국의 1인당 GDP(GDP per capita)는 158.21 달러였는데 2018년에는 31,362.75 달러로 59년 동안 대략 198.23배 증가하여 경이로운 성장을 기록하였다.

 

가장 강력한 아시아의 경제성장국가인 싱가포르조차 같은 기준으로, 같은 기간에 150.87배 증가하는데 그친 것을 보면, 한국이 얼마나 놀라운 성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최근 수년 동안 TV, 냉장고, 스마트폰을 전 지구적으로 마구 팔아치우는 한국인의 비즈니스 능력은 황홀할 정도다. 세계 제일이다. 세상이 놀라고 있다. 어디서 이런 저력이 나오는 것인가. 한국인의 몸속 깊은 곳에 황홀한 비즈니스 DNA가 들어 있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그동안 상업적 재주를 거의 발휘하지 않은 한국의 반만년 역사적 전통과는 정반대라서 정말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최근 60년 동안 역사의 과정을 보면 한국인의 우수한 DNA가 폭발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아 보인다. 그렇다면 어림잡아 지난 4940년 동안 한국인의 우수한 DNA는 도대체 어디에 있었단 말인가.


필자는 그동안 중국에서 넘어온 유교 사상에 억눌려 잠들어 있던 한국인의 우수한 DNA가 해방 후 서구의 합리주의 정신과 자유주의의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비로소 잠에서 깨어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운 좋게도 중국 대륙이 1949년에 공산화되면서 한국이 중국 대륙과 단절되고 한국인은 그동안 얽매여 온 중국의 진부한 사상들로부터 해방되어 자신의 고유한 DNA를 나타낼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한국의 현대사는 한국인의 DNA가 자유정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 원래 자유와 광활함을 사랑하는 한국인들이 현대사의 새로운 장이 전개되면서 좁은 중국 대륙을 벗어나 전 지구를 휩쓸고 다니면서 비즈니스를 하며 대활약을 하는 것이 그 본성에 잘 맞아 보인다.

 

이 시대 한국의 비즈니스맨들과 문화인, 체육인들의 활약상을 보면 한국인의 DNA가 단지 자유정신과 잘 어울려 궁합이 맞는 정도가 아니라, 한국인의 DNA는 바로 자유 DNA 그 자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자유는 한국인을 신명나게 한다.

 

한국인에게 자유의 피를 더 수혈해주면 한국인의 DNA는 한국인을 거인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들과는 다르게, 건국신화에서조차 홍익인간(弘益人間)의 큰 사상을 명시한 한국인의 뛰어난 DNA는 세계인을 위하여 지구를 역동적이고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대한민국의 길은 자유주의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있다. 향기롭고 달콤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존재를 단지 국가나 사회를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는 전체주의는 한국인의 우수한 DNA를 질식시킬 것이다. 역사에서 보는 것처럼 잘못된 생각은 나라마저 위태롭게 한다. 경계할 일이다.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습니다. 출처를 표시하면 언제든지 인용할 수 있습니다. 


윤진기 경남대 교수·전 한국중재학회 회장 
[이 글의 원문은 버핏연구소 윤진기 교수 칼럼 ‘경제와 숫자이야기’ 2019년 11월 13일자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원문에 저자가 각주로 비교대상 국가들의 데이터를 추가로 더 보충하였습니다. 자세한 것은 원문 참조]


mentorfora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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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11-13 13: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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