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신(新)외감법(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외부 감사에 대한 주기적 지정제도가 도입되고 지정 사유가 확대되면서 감사 보수가 급격히 상승하는 등 기업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기적 지정제도는 6년 연속 외부 감사인을 자유선임한 주권상장법인 및 소유·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대형 비상장회사에 대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이후 3년간 감사인을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
21일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2015~2018년 외부 감사인 지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감사인(회계법인)을 지정한 699사 중 전기(2017년)에 감사인을 자유 선임했던 497사의 감사보수를 분석한 결과, 지정 감사보수는 전기(자유선임)에 비해 평균 250% 상승했다.
특히 497개사 중에는 2017년도 자유선임 시 1300만원이던 보수가 지난해 지정감사 후 2억3000만원으로 약 1669%까지 감사 보수가 급증한 회사도 있었다.
지정감사는 회사가 감사인을 선택할 수 없어 과거 회사가 자유 선임하는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아진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보수 증가는 지정으로 인한 감사위험 증가, 초도감사 등의 영향뿐만 아니라 낮았던 자유수임 보수의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한 주기적 지정제도 도입과 직권지정 사유 대폭 확대(14개→21개)로 지정감사 대상 회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기업들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정감사 대상 상장사 변동을 살펴보면, 지난해 284개사(13.5%)에서 올해(추정) 최소 504개사(23.9%)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신외감법이 도입 취지에 맞게 현장에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지정제도의 취지를 유지하면서 일정 부분 기업의 부담을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수지정제 도입으로 지정대상 회사에 복수의 감사인을 지정하고 회사가 회계법인 두 곳 중 하나를 선택해 지정감사를 받도록 허용하되,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회사의 귀책사유가 없는 일부 지정사유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며 제한적 감사인 복수지정제 도입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