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주 민준홍 김장준 기자
하나증권(대표이사 강성묵)이 올해 상반기 IPO 주관 1위를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IPO 5위였다가 올해 상반기에 전통의 'IPO 명가(名家)'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올해 상반기 IPO 주관 공모금액 887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KB증권(8595억원), 삼성증권(8571억원), 신한금융투자(8530억원), 대신증권(7740억원) 등 순이다. 이번 집계에는 스팩(SPAC) 상장과 공동 주관 실적을 포함했으며 공모 금액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다. 인수건수 1위는 한국투자증권(8건)이었다.
◆하나증권, HD현대마린솔루션·포스뱅크 IPO로 지난해 5위→1위 이변
하나증권은 올해 상반기 IPO주관 공모금액 887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인수건수 6건, 인수금액 1432억원, 인수수수료 32억원이다.
하나증권이 올 상반기 IPO 1위에 올라선 결정적 계기는 'IPO 대어(大魚)'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7422억원) 주관을 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에이피알(947억원), 포스뱅크(270억원) IPO를 주관했고 스팩(하나31~33호스팩) 주관 1곳을 성사시킨 것도 도움이 됐다.
버핏연구소의 지난해 연간 리그테이블 조사에서 하나증권은 IPO 부문 5위를 기록했다. 1위 NH투자증권, 2위 미래에셋증권, 3위 KB증권, 4위 한국투자증권 순이었다. 하나증권이 하반기에도 성과를 살려 올해 연간 집계에서 빅3에 포함될 경우 새 역사를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성묵 대표의 리더십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성묵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해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지만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했고 자기자본도 4조원을 넘겼다.
◆2위 KB증권, 인수금액 1위로 전통 'IPO 명가(名家)' 입증
KB증권(대표이사 김성현 이홍구)은 공모금액 8595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인수금액 3325억원으로 하나증권(1432억원)보다 많았다. KB증권은 미래에셋증권, HN투자증권과 더불어 전통의 'IPO 명가(名家)'로 분류되고 있고 지난해 연간 집계에서 3위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우진엔텍(109억원) 1건에 그쳤지만 2분기에 HD현대마린솔루션(7422억원), 제일엠엔에스(528억원), 민테크(315억원) IPO를 주관했다. 우진엔텍, 제일엠엔에스, 민테크는 코스닥IPO이고 HD현대마린솔루션은 코스피IPO이다. 인수 건수는 KB제28~29호 스팩을 포함해 총 6건이었다. HD현대마린솔루션 공모금액(7422억원)이 전체 IPO 공모 금액의 86.35%를 차지했다.
◆삼성증권, 올 하반기 'IPO 대어' 비바리퍼블리카·DN솔루션즈 주관 계약
3위 삼성증권(대표이사 박종문)의 공모금액은 8571억원(인수금액 1334억원)으로 KB증권과 간발의 차이(24억원)였다. 인수건수는 4건에 그쳤지만 ‘알짜’ 주관을 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7422억원), 그리드위즈(560억원), 이닉스(420억원), 노브랜드(168억원)을 주관했다.
버핏연구소의 지난해 연간 리그테이블 조사에서 삼성증권은 IPO 부문 9위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올해는 상당한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삼성증권이 하반기 IPO 주관 계약을 맺은 곳으로 비바리퍼블리카가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시가총액 7조~8조원으로 IPO 대어(大魚)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산업용 로봇 장비 전문기업 파워오토로보틱스, DN솔루션즈, 메가존클라우드, 리벨리온 등과도 IPO 주관 계약을 맺었다. DN솔루션즈는 두산인프라코어 내 공작기계사업부가 전신이며 시가총액 3조~4조원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신규 상장 기업 중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은 곳은 HD현대마린솔루션, 에이피알, 시프트업, 산일전기 네 곳 뿐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이충훈 IB2부문장(부사장)을 IB1부문장에 선임하고 IB2부문장에는 천정환 부동산PF본부 상무가 부문장 대행을 맡았다. IB1부문은 주식자본시장(ECM), 부채자본시장(DCM), 인수합병(M&A)을 맡고 있다. 삼성증권에서 20년간 IPO를 맡아 온 김병철 기업금융총괄본부장이 유안타증권으로 이직하자 조직을 새로 정비했다.
4위 신한투자증권(대표이사 김상태)의 공모금액은 8530억원(인수금액 1660억원)이었다. 인수수수료 40억원, 인수건수 4건이었다. 스펙을 제외하면 HD현대마린솔루션, 에이피알로 단 2건이었다. 스펙(신한제12~13호스팩) 주관으로 16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의 이른바 ‘빅4’의 공모금액은 1조3965억원으로 전체 금액의 27.92%를 차지했다. 인수수수료도 267억원으로 38.47%를 차지하면서 지난해와 달리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키움증권, 인수수수료율 1위(4.17%), 인수건수 1위는 한국투자증권
올해 상반기 증권사의 총 공모금액은 5조10억원을 기록했다. 총 인수금액은 1조5445억원, 총 인수수수료 477억원, 총 인수건수는 58건이었다. IPO주관 1건당 평균 공모금액 2778억원, 인수금액 858억원이었다. 평균 인수수수료는 27억원, 인수수수료율은 2.54%를 기록했다.
인수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4.17%)이었고 IBK투자증권(4.11%), 한화투자증권(3.98%), 한국투자증권(3.90%), NH투자증권(3.90%) 순이었다. 인수수수료는 인수금액에 일정 수수료율(정률제)을 곱해 책정된다. 공모 물량이 많고 공모가가 높으면 주관사에 유리하다.
인수 건수 1위는 한국투자증권(8건)이었고 2위는 NH투자증권(7건), 공동 3위는 하나증권, KB증권(이상 6건)이었다.
IPO주관이란 증권사가 IPO(기업공개)를 하려는 기업에게 상장에 필요한 예비심사청구,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 수요조사 및 청약납입, 실사(due diligence), 기업가치평가(valuation)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IPO주관의 대가로 받는 인수수수료는 증권사의 주요 수익모델의 하나이다. 버핏연구소는 더밸류뉴스가 운영하는 기업분석전문 연구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