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Aramco)가 내달 20일(현지시각)로 예정됐던 상장 계획을 또다시 연기했다.
17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당초 다음달로 예정됐던 IPO가 12월이나 내년 1월로 늦춰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상장이 연기된 이유는 최근 드론 테러로 석유 시설이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아람코 임원진이 3분기 실적을 포함한 투자 설명서를 발행한 뒤 IPO를 진행하기 원했기 때문이다. 3분기 매출·수익 등을 통해 투자자들을 안정시키고 구매의욕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로써 2016년 증시 데뷔를 선언한 아람코는 또다시 상장 계획이 표류하게 됐다. 아람코 상장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탈석유 경제개혁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정부가 100% 보유한 아람코 주식의 5%를 국내외 증시에 상장해 조달한 자금으로 광산·무기·관광업 등에 투자해 석유 의존 경제 구조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우디 정부의 추산대로라면 지분 5% 상장으로 약 1000억달러(118조원) 자금이 마련된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 상장으로 기록된 2014년 알리바바(250억달러)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훨씬 뛰어넘어 사상 최대 IPO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WSJ은 상장 연기 결정을 두고 "아람코나 사우디 정부가 나라의 제일 중요한 자산인 석유 기업을 글로벌 투자자의 감시하에 공개할 생각이 정말로 있는지를 의심케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