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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행동주의 몰려온다] ⑤기업 투명성에 성큼, 넘어야 할 도전은?

- 지배구조, 소액주주 홀대에 문제제기 성과

  • 기사등록 2019-01-16 08: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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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정호 기자]

"올해 한국 자본시장은 '주주행동주의 원년'이라고 할만합니다. '주주행동주의'라는 용어가 한국 자본시장 참여자들에게 각인된 것만 해도 소득입니다."(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지난해 말,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맥쿼리인프라펀드를 운영하는 맥쿼리자산운용을 상대로 운용보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요구한 것은 한국의 주주행동주의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자산운용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여 31.1%(1억800만주 가량)의 표를  얻어 운용권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보수 인하에 대한 당위성을 성공적으로 전달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성과를 보수를 폐지하고 기본 보수를 낮추겠다는 입장을 정하고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 KCGI, 한진칼 지분확보 후 개선안 진전시켜


일명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토종 사모펀드 KCGI도 주주행동주의를 한국 자본시장의 '아젠다'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새해벽두 KCGI는 자회사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지분 10.81%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KCGI를 이끄는 인물이 과거 LK파트너스에서 유진건설펀드로 수익을 거둔 강성부 대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을 더 커졌다. 올해부터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격 도입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도 적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그간 국내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성공한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라인자산운용과 메리츠자산운용이 각각 40억, 15억 규모의 사모펀드를 결성해 주주행동주의 투자에 나섰지만 운용규모가 작았고 성과도 미미했다. 최근 KCGI와 플랫폼파트너스는 이런 한계를 일정 부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CGI의 운용규모는 2,00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개선 전기" 평가받아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주주행동주의의 본격화에 대해 자본시장 참여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성진 투핸즈투자자문 CIO(최고정보책임자. 부사장)는 "한국의 일부 대기업의 오너 전횡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행동주의 펀드가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개선 시그널이 보이는 것은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에 기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진 에셋디자인투자자문 대표도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인기 테마'가 될 것"이라며 "한국 주식시장이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의 효율성이 개선돼야 밸류에이션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주행동주의의 방법과 속도에 관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주주행동주의의 필요성이나 정당성을 부정하는 의견은 거의 없다"면서도 "절대적으로 '옳은 지배구조'가 무엇인지, 행동주의 펀드들이 자신에게만 유리한 방향으로 주주행동주의를 해석하는지의 여부는 따져볼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기금, 보험사를 비롯한 굵직한 공모펀드 위주의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미진한 부분도 개선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영익 교수는 "공모펀드는 사모펀드와 달리 사업부 개편, M&A(인수합병) 자산 매각, 주주제안 등의 진정한 의미의 경영 참여가 쉽지 않다"면서 "공모펀드 기관투자자들의 주주행동주의를 장려하는 인센티브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bjh@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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