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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풀무원 이효율 대표, 비효율 뒤집고 '매출 4조 눈앞'...'수익성 개선' 여전히 과제

- 2018년 1월 취임 6년만에 매출액 '두 배' 가량 키워

- '적자 주범' 미국 법인 수익성 개선 시그널... 현지 두부 식품 인기

  • 기사등록 2024-03-21 14: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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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풀무원을 매출 5조원으로 키우고 수익성을 개선해 초우량 먹거리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2018년 1월), 풀무원 새 사령탑에 취임한 이효율 신임 대표이사가 신년사에서 밝힌 비전이다. 그러자 수많은 신년사 가운데 유독 이효율 대표의 발언에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이유는 두 가지. 


이효율 대표기 '풀무원 1호 사원'으로 이 회사에 입사해 35년만에 새 사령탑에 올랐다는 점과 전임 남승우 풀무원 총괄이 33년 동안 맡았던 풀무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는 점 때문이었다. 

 

남승우 총괄은 풀무원 오너(57.0%)이자 최고 경영자로 풀무원을 식품 대기업으로 일구었지만 낮은 수익성(영업이익률 2% 안팎)과 성장의 한계도 과제로 남겨 놓았다. 2017년 풀무원은 매출액 2조2381억원, 영업이익 534억원, 당기순이익 304억원을 기록했다(이하 K-IFRS 연결). 


그리고 6년이 자났다. 그가 취임 신년사에서 밝힌 목표는 어디까지 도달해있는 걸까.


[CEO탐구] 풀무원 이효율 대표, 비효율 뒤집고 \ 매출 4조 눈앞\ ...\ 수익성 개선\  여전히 과제[일러스트=홍순화 기자]◇이효율 풀무원 대표는…


△1957년 전북 군산 출생(67) △남성고·서강대 졸업 △풀무원 '1호 사원' 입사(1983) △상품기획실본부장, 고객지향실본부장, 특수영업본부장(1996) △마케팅본부장(2004) △COO(최고운영책임자)(2009) △대표이사 사장(2010) △각자대표(2017) △한국식품산업협회장(2019~현재)  △풀무원 대표이사(2018. 1~현재) 


[CEO탐구] 풀무원 이효율 대표, 비효율 뒤집고 \ 매출 4조 눈앞\ ...\ 수익성 개선\  여전히 과제풀무원 연간 매출액, 여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우선 '사이즈 키우기'의 측면에서 보면 이 대표의 비전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해 매출 3조39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3조2729억원, 다음해에 3조5242억원을 달성하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식품제조와 서비스유통 성장에 비건 브랜드 ‘지구식단’ 인기


풀무원은 지난해 초 연 매출 3조원을 목표로 세웠다. 1년이 지난 이후 이를 무난히 넘었다. 매출 3조393억원, 영업이익 572억원, 당기순이익 82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7.08%, 117.49%, 122.16% 증가했고 당기순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전체적인 외형성장은 주력 사업인 국내 식품제조유통과 식품서비스유통 부문의 성장이 이끌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1조803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매출은 풀무원 전체 매출의 85.5%를 차지한다.


[CEO탐구] 풀무원 이효율 대표, 비효율 뒤집고 \ 매출 4조 눈앞\ ...\ 수익성 개선\  여전히 과제가수 이효리가 등장하는 풀무원의 비건 브랜드 '지구식단' 광고 이미지. [사진=풀무원]

이 같은 성장에는 식품제조유통 부문에서 지난 2022년 8월 선보인 비건 브랜드 ‘지구식단’의 성장세 덕분이다. 지구식단은 식물성 대체육, 두부면, 두유면 등 30종의 제품을 판매하며 론칭 1년만에 누적 매출액 430억원을 달성했다. 여기에 지난해 지구식단 전속모델로 비건을 실천하고 있는 가수 이효리를 발탁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풀무원이 연예인을 전속모델로 발탁한 건 이효리가 처음이다. 지구식단의 전체 매출 점유율은 2022년 기준 7~8%로 풀무원은 이를 내년까지 27%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지난해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며 단체급식 수주와 휴게소 및 공항 채널 영업이 확대된 것도 실적 반등에 기여했다. 지난해 3분기 식품서비스유통 부문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5578억원이다.


◆'적자 주범' 미국·일본 법인 손실↓… 두부 · 누들 제품 인기↑


그렇지만 수익성 개선의 측면에서 보면 풀무원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해 매출액 2조9934억원, 영업이익 619억원, 당기순이익 13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률 2.11%로 6년 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풀무원은 앞서 2022년에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매출액 2조8383억원, 영업이익 263억원, 당기순손실 370억원) . 


물론 개선 시그널은 있다. 풀무원의 저수익성 원인으로 지적되는 해외 법인의 실적이 개선된 것이다. 


풀무원은 미국, 베트남, 일본, 중국 등에 법인을 두고 있는데 그 중 풀무원 해외 사업의 60%를 차지하는 미국 법인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623억원의 누적 적자가 있었다. 일본 법인도 2014년 출범 이후 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3분기 해외사업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 대비 121억원 감소하며 15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법인의 누적 당기순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126억원을 기록하며 앞으로 반등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 


[CEO탐구] 풀무원 이효율 대표, 비효율 뒤집고 \ 매출 4조 눈앞\ ...\ 수익성 개선\  여전히 과제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풀무원 러튼 두부 공장 전경. [사진=네이버]

미국 법인의 적자 축소는 현지 시장에서 풀무원의 두부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며 나타난 것이다. 풀무원은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풀러튼 두부 공장의 생산라인을 증설해 월 두부 최대 생산량을 두 배 이상 확대했다. 미국 시장 두부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상승했다. 풀무원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두부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지난해 기준 67%를 차지했다.


[CEO탐구] 풀무원 이효율 대표, 비효율 뒤집고 \ 매출 4조 눈앞\ ...\ 수익성 개선\  여전히 과제일본에서 판매되는 풀무원 두부바 제품 이미지. [사진=네이버]

일본에서도 두부의 인기가 한 몫 했다. 2020년 11월부터 판매 중인 ‘두부바’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넘었고 2022년 12월 기준으로 3000만개를 달성했다. 이런 효과에 힘입어 일본 법인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8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으나 당기순손실이 85억원에서 36억원으로 감소했다. 풀무원은 올해 두부바의 기능을 강화해 식물성 지향 브랜드 ‘토푸프로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외에 아시아 누들 제품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미국 누들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 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저렴한 가격의 건면 제품 비중이 높았던 시장에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며 차별화한 것이 매출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10월 풀무원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길로이 공장의 생면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한국에서 냉장 생면을 수출해 미국에서 완제품으로 가공해 유통하는 기존 방식에서 현지 공장에서 직접 만드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물류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효율’ 개선 작업 일단락, 올해 성과에 관심↑


업계에서는 이효율 대표가 그간 진행해온 비효율 개선 작업이 올해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에 따라 평가가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지헤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40년 역사의 전환점이 될 2024년' 보고서를 내고 "풀무원이 올해 매출액 3조1000억원, 영업이익 865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5%, 40%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해외부문(미국, 일본, 중국) 합산 영업이익 11억원을으로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효율 총괄 CEO는 풀무원 최장기 근속자로 ‘풀무원 사원 1호’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1983년 10월 입사해 생산, 영업, 마케팅 등 분야에서 일했고 마케팅본부장과 식품부문 최고운영책임자를 역임한 뒤 2018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CEO탐구] 풀무원 이효율 대표, 비효율 뒤집고 \ 매출 4조 눈앞\ ...\ 수익성 개선\  여전히 과제이효율(왼쪽) 풀무원 대표가 2018년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남승우 전 총괄CEO와 함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풀무원]  

그는 유기농 브랜드라는 이미지 때문에 성장의 한계가 있었던 풀무원을 HMR(가정식 대체식품) 제품 등을 출시하며 간편식 키플레이로 만들었다. 해외 시장에서는 현지 브랜드를 인수해 현지화를 시도하는 등 사업 확장에 힘썼다. 2012년 당시 풀무원의 해외사업이 부진한 실적으로 골머리를 앓았을 때 그는 1주일에 4일 이상을 해외에 머물며 해외사업을 정상화했다. 사내에서도 그는 특별한 약속이 없다면 본사 메뉴개발실에 머물며 사내 연구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가 경영한 첫 해에 2조2719억원이었던 매출은 2022년 2조8383억원까지 늘었다. 2020년 코로나19,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잠시 수익성이 감소하긴 했지만 외형은 꾸준히 성장했다. 이 CEO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 때문에 직장에서 ‘비효율’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2018년 취임 당시 임직원들에게 “작은 도전을 계속하라. 우리에게는 실패할 자유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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