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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력 풍부' OCI-'신약 개발 노하우' 한미의 만남, 국내 R&D 투자 확대 이끌어낼까

  • 기사등록 2024-03-04 16: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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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명학 기자]

OCI그룹(대표이사 이우현)과 한미약품그룹(회장 송영숙) 통합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여러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현금창출능력이 우수한 대기업(OCI그룹)과 풍부한 신약 개발 노하우 및 전문 인력을 가진 제약·바이오 기업(한미약품그룹)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제약 부문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국내 R&D(연구개발) 투자 규모 확대를 이끌어낼 거라는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OCI-한미 통합, 부진한 제약사 R&D 투자 선례 기대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2500억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 펀드 구성 후 가진 투자설명회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을 반도체 산업에 이은 차기 국가 주력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는 세계시장의 1.6%로, 국내 반도체 산업 18%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R&D 투자금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여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제약 R&D 투자금액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한미약품 및 OCI 본사 전경. [사진=한미그룹]

이러한 상황에서 OCI그룹과 한미그룹 통합은 국내 R&D 투자의 획기적 선례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R&D 인력으로 박사 84명, 석사 312명을 포함해 600여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전체 임직원 중 20%대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들 연구 인력은 국내 5개 R&D 부서인 △서울 본사 임상개발 파트 △팔탄 제제연구소 △동탄 R&D센터 △평택 바이오제조개발팀 △시흥 한미정밀화학 R&D센터 등에 각각 배치돼 의약품 제제연구와 신약개발에 힘쓰고 있다.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705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한미는 최근 몇 년간 다소 주춤했던 R&D 투자를 더욱 공격적으로 이어갈 자금을 마련하고, OCI홀딩스는 신재생에너지, 첨단소재를 넘어 막강한 제약∙바이오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긍정적 시너지 창출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상호 윈윈(Win-Win) 계약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R&D 투자 현실…제약사 연구개발비 한계


국내 주요 전통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을 위해 꾸준히 R&D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각 사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평균 연 매출액 10% 내외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력에 한계로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없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2021년 1783억원이던 연구개발비를 2022년에는 180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1354억원을 투입했다. 녹십자와 종근당도 2021년 각각 1723억원, 1635억원을 투입했고, 2022년에는 2136억원, 1814억원으로 전년보다 더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각각 1488억원, 1026억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연구개발비. [자료=더밸류뉴스]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2021년 R&D 비용으로 1615억원을 투입한 이후 2022년에는 1780억원, 지난해는 3분기까지 1363억원을 사용했다. 매출액 대비 20%씩 R&D에 투자하던 과거의 기조가 최근 들어 13%대까지 줄어들었지만, ‘R&D는 한미의 핵심 가치’라는 경영 철학에 따라 신약 연구개발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 LG, 롯데 등 풍부한 자금력을 보유한 대기업 계열 기업들은 전통 제약사보다 각종 투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며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이사 존림)는 지난 2021년 919억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투자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전년대비 191.84% 증가한 2682억원을 투입했고,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 기준 2224억원을 쏟아부었다.


LG화학(대표이사 신학철)의 바이오 사업 분야인 생명과학사업본부는 2021년 2000억원을 연구개발비용으로 사용했지만, 2022년에는 2760억원, 지난해에는 3750억원을 투자하며 매년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셀트리온(대표이사 기우성)도 연구개발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1년 4304억원을 투자하고, 2022년에는 4123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 1조8000억원 중 연구개발비로 2335억원을 지출해 매출액 대비 13%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 R&D 투자 확대 통해 글로벌 영향력↑ 


바이오 분야와 첨단소재, 화학, 에너지, 정보기술(IT) 등 융합이 활발해지고 있다. 바이오대기업들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R&D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꾸준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1월 미국에서 개최된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메인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연구 개발하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대표이사 고한승)를 통해 고부가가치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연말 총 3억500만달러 규모의 희귀비만증 신약 ‘LB54640’ 기술수출에 성공했고, 올해 신장암 치료제 병용요법 임상3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도 자체 개발에 성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 허가를 획득한 ‘짐펜트라’를 성공적으로 유럽 시장에 안착시킨 데 이어 미국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의 경우, 롯데바이오로직스를 통해 BMS의 미국 시라큐스 공장 인수를 시작으로 인천 송도에 대규모 CDMO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바이오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도 OCI그룹과 통합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R&D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현재 삼중 작용 비만 치료제 LA-Triple의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 당뇨병학회(ADA) 등을 통해 실질적인 연구개발을 발표할 계획이다. 



myung09225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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