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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마켓컬리 김슬아, 올 하반기 '보라색 매장' 새 전략에 관심 쏠리는 3가지 이유

- CU 매장에 '보라색 컬리존' 선보일 전망...충성 고객 기반 오프라인 전략 전환

- 청바지에 후드티... 새 CEO상 선보이며 '팬덤' 만들어

  • 기사등록 2023-07-22 2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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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민주 양희정 기자]

"김슬아 대표를 직접 제 눈으로 보고 사인 받으러 지방에서 달려왔습니다. 김슬아 대표, 제 인생 '롤 모델'(Role model)이예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이 멋지잖아요."   


지난 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개막한 ‘컬리 푸드 페스타’에 참석한 대학생 양모씨(24·여)의 말이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대표 김슬아)가 협력사 85곳의 식음료 제품 130여가지를 선보인 이 행사는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2만여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개막에 앞서 마켓컬리를 상징하는 보라색 장바구니를 든 입장 대기 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이 행사의 스타는 김슬아 대표였다. 김 대표가 행사장에 등장해 키노트 스피치를 하자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고 사인 요청이 쇄도했다. 컬리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충성 고객'이 여전히 굳건함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김슬아 대표가 소비자와 직접 소통을 늘리는 오프라인 강화 전략을 선보이면서 이같은 새 전략이 향후 컬리 경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IPO(기업공개) 연기, '유통 경쟁사' 쿠팡의 급성장, 코로나19 이후 비즈니스 환경 변화 등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김슬아 대표는…


▷1983년 부산 출생(39) ▷미국 웰슬리대 정치학과 졸업 ▷골드만삭스 홍콩지사(2007) ▷맥킨지 홍콩지사(2010) ▷싱가포르 테마섹홀딩스(2012) ▷베인앤컴퍼니 한국지사(2013) ▷더파머스(컬리 전신) 창업(2014)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공동의장(2020) ▷중소벤처기업부 컴업조직위원회 민간조직위원장(2020) ▷컬리 대표이사(2014~현재)


◆하반기 CU편의점에 '보라색 특화매장'... 오프라인 강화 움직임


최근 드러나는 컬리의 경영 전략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소비자와의 '오프라인 접점' 강화이다. 


컬리는 이달 중순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과 '온·오프라인 플랫폼 기반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MOU(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MOU에 따라 컬리는 BGF와 협업해 장보기와 뷰티에 특화된 혁신 오프라인 매장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전국 CU 편의점에서 보라색 특화 코너(일명 '컬리존')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CU 점포수는 1만6787개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컬리는 서울 성수동에 '오프컬리' 매장을 열었다. 오프컬리는 소규모 체험형 문화 공간으로 테마를 정해 큐레이션 된 미식과 관련 콘텐츠 등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대로 이달초 8년만에 서울 동대문에서 ‘컬리 푸드 페스타’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미지=컬리]

컬리가 그간의 온라인 위주에서 이처럼 오프라인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은 올 초IPO(기업공개) 연기가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컬리는 IPO 무기한 연기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컬리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결국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상장을 연기했다. 컬리는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 시점에 IPO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첫 매출액 2조↑... 손실폭은 감소


컬리 입장에서 IPO는 컬리 투자자들에게 엑시트(exit) 기회를 제공하고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어 꼭 필요했다. 


현재 컬리의 경영 현황은 긍정과 부정(pros and cons)이 혼재돼 있다. 


컬리의 올해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5095억으로 전년동기대비 소폭 감소했다(-0.06%). '시장(market)의 존재와 확대'를 의미하는 매출액이 소폭이지만 감소한 것은 부정적 시그널이다. 컬리는 사실상 첫 사업연도인 2016년 매출액 173억원을 기록했고 6년이 지난 지난해 2조372억원으로 연평균증가율(CAGR)이 121.40%에 이른다. 이같은 경이적인 매출액 성장이 컬리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만들었다.  



반면 손실폭이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다. 1분기 영업손실 305억원, 순손실 3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크게 감소했다(-40.77%, -40.03%). 비용절감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변동비(variable cost)에 해당하는 매출원가를 전년동기대비 2.94% 줄였고 고정비(fixed cost)에 해당하는 판매비와 관리비를 6.83% 줄였다. 매출원가도 절감했고 급여를 비롯해 허리띠도 졸라 매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간의 컬리의 영업손실률을 살펴보면 -50.87%(2016)→-26.45%(2017)→-21.30%(2018)→-22.98%(2019)→-12.20%(2020)→-13.94%(2021)→-11.56%(2022)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에 기반한 비용 절감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컬리를 가장 위협하고 있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유통 공룡' 쿠팡이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컬리가 그간 나름대로 잘해왔지만 문제는 쿠팡이 컬리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컬리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샛별배송(새벽배송), 온라인 화장품(뷰티컬리) 시장을 쿠팡이 잇따라 잠식하면서 컬리의 차별화가 절박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컬리는 지난 2015년 ‘샛별배송’ 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최초 익일배송을 선보였고 이 분야 1위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현재는 쿠팡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또, 지난해 말 컬리가 뷰티 전문 서비스 '뷰티컬리'를 론칭하자 최근 쿠팡은 이와 유사한 '로켓럭셔리' 서비스를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액은 31조3660억원으로 컬리의 15배에 이르며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순이익 200억원). 컬리보다 4년 앞선 2010년 설립됐다.  


◆청바지에 후드티로 '팬덤' 만들어내 


컬리가 최근들어 CU와의 MOU를 비롯한 오프라인 접점 강화 전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쿠팡과의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컬리의 이같은 전략은 컬리의 본원적 경쟁력(core competency)에 기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팡과 차별화되는 컬리의 '무기'는 ‘충성고객’이다. 컬리의 주된 사용자는 30~40대 여성 고객인데 이들은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송해주는 컬리 플랫폼의 단골 고객이 됐다. 이들이 컬리 플랫폼에 보내는 신뢰도는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와 비교해 유독 높은 편으로 여겨진다. 뷰티컬리에도 충성고객의 신뢰도는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충성 고객이 CU 전국 점포 1만6000여곳과 시너지를 발휘할 경우 폭발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슬아(가운데) 컬리 대표가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컬리가 주최한 '코스포 창업가클럽 토크룸: 여성창업가 편'에서 여성 창업가 간 연대를 강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코리아스타트업포럼]

김슬아 대표는 후드티에 청바지 차림으로 근무하며 전용 차량이 없어 외부 행사에 택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실에 대표이사실도 두지 않고 있다. 비서도 두지 않고 스스로 스케줄을 관리하다가 최근에야 비서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의 기업문화도 이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의 모든 임직원들은 김 대표를 ‘소피(Sophie)’라는 영어 이름으로 부른다. ‘님’ 혹은 직급 등 존칭을 붙이지 않는 것도 컬리의 기업문화다. 컬리 관계자는 “수평적 기업문화로 인해 직장 내 소통은 빠르고 융통적이며, 창의력과 협업 근무환경은 더욱 개선됐다. 직급이나 입장에 상관없이 독립된 결정권과 담당 영역을 인정해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 컬리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hejung07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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