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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탐구] ①키움증권, 김익래 회장 '경복고 동문' 김재식 재선임..."독립성 훼손 우려"

- 김재식 사외이사, 김익래 회장과 같은 해(1969년) 경복고 졸업

- 지난해 이사외 100% 찬성... '거수기' 지적도

  • 기사등록 2023-04-20 08: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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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국내 주요 기업의 사외이사 신규선임과 현황, 성과 등을 집어보는 '사외이사'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기업 내부 경영진이 아니면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기업 경영을 조언하고 견제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는 이사회 제도가 올바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지를 분석하겠습니다]
[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키움증권(대표이사 황현순)이 지난달 28일 제2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진을 개편했다. 


이날 키움증권은 박성수 김앤장 변호사를 신규 선임했다. 기존의 김재식 전 에트라스 대표이사, 최선화 서울대 교수는 재선임됐다. 이순우 전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임기만료로 퇴임했다. 이로써 키움증권 사외이사는 김재식, 최선화(이상 재선임), 박성수(신임), 이군희 서강대 교수, 신현준 전 한국신용정보원장(이상 재직)의 5인으로 구성됐다.


키움증권 사외이사 현황. [자료=키움증권 사업보고서] 

◆김재식 이사, 김익래 회장과 ‘경복고’ 동문…”독립성 훼손 우려”


키움증권의 이번 사외이사 선임의 뜨거운 감자는 김재식 이사 재선임 건이었다. 김재식 이사는 다우키움그룹 오너 김익래 회장과 경복고 동문이다. 1949년생(74)으로 1969년에 경복고를 졸업했다. 경복고를 거쳐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했고 유진그룹 총괄 부회장, 삼성SDI 부사장, 삼성물산 전무를 역임했다. 


김익래 회장은 1950년생(73)으로 김재식 이사와 마찬가지로 1969년 경복고를 졸업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이에 국내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김재식 이사 선임에 대해 "독립성 훼손이 우려된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그럼에도 키움증권은 김재식 이사를 선임했다.


이번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21년 3월 김재식 이사가 처음으로 키움증권 사외이사에 선임되자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학연으로 독립성 부족이 우려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런 지속된 지적에도 올해 재선임 된 것이다. 김재식 이사는 2021년 선임돼 2년째 사외이사 직을 맡고 있다. 


김재식 이사가 재직했다는 에트라스에 관한 정보가 많지 않은 점도 논란거리다. 김 이사는 2021년 3월에 에트라스 대표이사 임기가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키움증권측은 “임기가 종료돼 파악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김재식 이사의 현재 재직 회사나 직급도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키움증권은 “김재식 이사는 삼성물산 전무, 삼성SDI 부사장, 유진그룹 부회장 등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경영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또 “관계법령에서 정하는 요건을 충족했고 키움증권의 사외이사로 재직함에 있어 이해상충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고 회사와의 거래, 겸직 등에 따른 특정한 이해관계는 없다”며 “이사회 심의와 주주총회 안건을 거쳐 이사로 선임됐다”고 덧붙였다.


◆이사회 찬성률 100%... '거수기' 지적도


키움증권 사외이사는 '거수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총 12회의 정기∙임시 이사회를 열었다. 12회의 이사회에서 이사 찬성률은 100%를 기록했다. 모든 의안이 상정되면 부결없이 전부 통과된 것이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이사회 출석률 및 이사회 의안에 대한 찬반여부. [자료=키움증권 사업보고서]

경영권을 견제하고 주주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이사회의 목적이 빛을 바랬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중요 의사 결정에 참여해 경영자를 감시, 감독한다는 본연의 역할에 진실성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21년 3월 키움증권은 이석환 법무법인 서정 대표변호사를 선임하면서도 잡음이 일었다. 이석환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1기로 서울고등검찰청 감찰부장,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장, 광주고등검찰청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당시 국민연금은 이석환 변호사의 키움증권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 공직자윤리위원회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대상자로서 취업승인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반대표를 던졌으나 최종 선임됐다. 국민연금은 3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지분 10.53%를 보유하고 있다. 이석환 변호사의 사외이사 임기는 2021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였으나 지난해 10월 중도 퇴임했다.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사옥. [사진=키움증권]사외이사와 관련, 키움증권은 지난해 경제개혁연구소로부터 동일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경제개혁연구소가 지난해 5월 말 기준 주요 금융사의 사외이사를 평가한 결과 다우키움그룹은 계열회사 출신 사외이사들이 많아 독립성 검증이 필요한 사외이사 비중(46.7%)이 높다고 봤다. 또 그룹 내 15명 중 4명 꼴로 계열회사 간 사외이사 이동이 많다고 평가했다. 금융회사 사외이사들의 전문성∙독립성을 확보하고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비상장 회사들을 포함해 자격 규정과 공시의무가 강화됐으나, 고위공직자 출신이나 계열회사 전직 임원 등 이해관계 있는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관행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경제개혁연구소는 “금융회사들은 지배구조보고서에 사외이사의 경력이나 자격 검증 내용, 사외이사 후보 제안자와 추천 경로 등을 공시하도록 되어 있으나, 공시된 내용을 살펴보면 형식적인 내용들로 채워진 경우가 많아 실질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금융회사들의 사외이사 관련 공시 내용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실질을 반영하는 충분한 정보가 공시되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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