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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오뚜기 팝업스토어 'Y100', 노란색 일색인데 OOO 안보인다 - 오뚜기가 운영하지만 '오뚜기' CI 드러내지 않아 - 오뚜기의 '숨은 마케팅 전략' 관심몰이 성공
  • 기사등록 2022-07-23 22: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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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주중 평일의 늦은 오후 서울 강남전철역.


인파로 붐비는 11번 출구를 나와 걷다 보니 입구에 'OTTOGI Y100'이라고 쓰여진 노란색 팝업스토어(Pop-up Store·임시 홍보 매장)가 눈에 들어온다. 


오뚜기가 지난달 22일 '노랑여행'을 주제로 오픈했다. LG유플러스의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의 일부인데 주제가 그렇다 보니 한마디로 처음부터 끝까지 노란색 일색이다. 간판에서 시작해 공간 내부의 머그컵, 티셔츠 같은 굿즈까지 온통 노란색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SNS 후기가 주렁주렁 달려 있을 정도로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주변을 지나는 행인들도 한번쯤 눈길을 돌린다. 


종합식품기업 오뚜기(대표이사 황성만)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 오픈한 팝업스토어는 어떻게 인기몰이에 성공했을까. 기자가 직접 들어가 이곳저곳을 탐험해봤다. 


서울 강남구 '오뚜기Y100' 팝업스토어를 고객들이 들러 보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머그컵도 노란색, 포스트잇도 노란색, 모두 노란색 


입구를 들어서면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공간 전체가 노란색 일색이라는 점이다. 노란색은 오뚜기 상징색이다. 오뚜기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바탕색이 노란색이고, 눈썰매 있는 분들은 오뚜기 라면에도 노란색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것이다.  


가장 먼저 눈이 간 곳은 ‘오뚜기 팔레트’. 머그컵, 키링, 티셔츠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실용적이면서도 의미가 있는 물건들이었다. 굳이 굿즈를 사지 않아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환경이었다. ‘오뚜기 Y100’을 뜻하는 색상코드에 대한 설명도 함께 있어 컨셉을 이해할 수 있다.


매장에 들린 손님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이벤트들도 눈에 띄었다. 대표적으로는 어플을 다운받고 가입하면 받을 수 있는 ‘옐로우에이드’가 있다. 한잔 가득 채워서 주는데 심지어 맛도 좋다. 또 여름 휴가 콘셉트에 맞게 “이번 여름에 떠나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포스트잇에 적을 수 있다. 방문객들의 답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뚜기 Y100 팝업스토어에 굿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오뚜기 매장에 '오뚜기' 안보여


공간에는 다양한 노란색 굿즈들이 눈에 들어왔다. 휴가철을 앞두고 있다보니 선크림, 선글라스, 매거진 등 여름휴가와 휴양지에 온 듯한 굿즈들이 전시돼 있었다


그런데 꼼꼼히 살펴보면 이 팝업스토어는 오뚜기가 운영하고 있지만 '오뚜기'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전체 굿즈 가운데 오뚜기 식품은 50%가 채 되지 않고 공간 어디에도 '오뚜기' CI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오히려 방문객에게는 공간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배치된 오뚜기 제품굿즈에 눈길이 갔다. 대표적인 마요네즈, 케첩부터 프리미엄 바몬드 카레 제품까지. 특히 진라면 보드게임은 실제로 오뚜기몰에서 판매한다고 한다.


오뚜기 Y100 팝업스토어에 카레, 라면 등 오뚜기 제품 굿즈가 진열돼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굿즈들과 함께 배치된 잡지, 엽서 등을 보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평일 이른 저녁이었음에도 매장 안은 방문객들로 가득 찼다.  스탭들의 적당한 응대와 서비스도 자연스러웠다. 팝업스토어 내에서도 찍은 사진을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올리면 사진 인화도 받을 수 있다. 이미 수 많은 사람들이 SNS에 사진을 공유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오뚜기 팝업스토어의 해시태그(#)가 첨부된 SNS 포스팅. [이미지=인스타그램 캡처]

◆"오른손 하는 일을 왼손 모르게"... 갓뚜기로 이어져


티저 마케팅(궁금증 유발 마케팅)과 은폐 마케팅의 중간 지점쯤에 있는 이번 팝업스토어 전략은 함태호(1930~2016) 오뚜기 창업주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지론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함태호 창업주는 2016년 9월 노환으로 운명을 달리했는데, 장례식장에는 부모와 어린이들이 대거 문상을 와 상주측이 어리둥절해했다고 한다. 사연을 알고보니 함태호 창업주로부터 심장병 수술비를 지원받은 어린이와 그의 부모들이었다. 그가 남몰래 심장병 어린이를 후원했다는 사실은 그가 타계하고 나서야 알려졌다. 이는 오뚜기가 ‘갓뚜기’라는 별명을 얻고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배경이 됐다. 


오뚜기의 팝업스토어 운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3월 오뚜기는 서울 성수동 ‘LCDC SEOUL’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바 있다. 지난 7월 5일부터 10일까지 스토어 바깥에서 운영된 옐로우 푸드트럭에서는 ‘카레치킨타코’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팝업스토어의 한 스태프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시원한 옐로우컬러를 즐기기 위해 많은 분들이 찾아 주말에는 대기줄이  생길 정도”라며 “특히 MZ세대(81년생~00년생)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 팝업스토어는 17일 종료됐다. 


이번 팝업스토어를 한 문장으로 평가하면 “마케팅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알리는 데 성공한 마케팅”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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