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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역대급 수주에도 조(兆) 단위 영업손실. 왜?

- 2분기 영업손실 1조74억원... 매출액 1조694억원 육박

- 후판가 상승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 영향

  • 기사등록 2021-08-18 19: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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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푸름 기자]

대우조선해양(대표 이성근)이 조선업 호황에도 2분기 조(兆) 단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주가도 급락세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7일 반기보고서를 통해 2분기 매출액 1조694억원, 영업손실 1조74억원, 당기순손실 1조123억원을 발표했다. 매출액에 버금가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45.6% 하락했고, 영업손익은 1조800억원 감소하며 적자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연간 수주 목표 77억 달러(약 9조원)의 82%를 달성했고, 앞으로 2년치 수주 물량인 216억 달러(약 25조원)의 수주잔량 확보와는 대조되는 결과다. 


대우조선해양의 LNG 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선업에 대한 특징을 알아야한다. 조선사의 선박건조계약 방식은 헤비테일(Heavy-Tail)이 일반적이다. 헤비테일이란 계약당시에 전체 선가의 일부만 받고 인도 때 대금의 대부분을 받는 계약방식이다. 때문에 앞으로 2년간 수주계약이 쌓여 있다고 하더라도 영향은 미미하다.


현재 실적에는 미래의 계약이 아닌 진행을 모두 완료한 계약의 실적이 반영돼 있다. 조선업은 계약부터 인도까지 약 2년 정도가 소요되므로 2021년도 2분기 실적에는 2019년도에 수주한 물량이 좌우한다. 2019년에는 선가가 낮게 형성된 해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3년간 저조한 수주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선업의 특성만을 고려하기에는 1조원이 넘는 2분기 영업손실은 너무나 크다. 올해 2분기 어닝쇼크의 가장 주된 이유는 후판가 상승을 고려한 충당금 설정이다. 선박 건조의 원자재인 후판은 선박 건조 비용의 2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있다. 후판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후판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20% 올랐다.


대우조선해양은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강재가 및 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충당금 6,550억원을 설정했다. 또 해양공사 주문주의 클레임 청구 등 분쟁으로 3000억원을 추가 설정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충당금이 과도하게 설정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하여 위험요인을 일시에 제거하는 회계기법 ‘Big Bath(빅 배스)’ 임을 고려하더라도 그 정도가 과하다는 분석이다.


메리츠 증권의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보유 수주잔고가 80% 수준인 반면, 원가 인상분에 대한 충당금은 1.8배 수준으로 설정했다”며 “과거 분식회계 이슈로 인해 회계감사인의 보수적인 원가 반영의 결과인 점은 인정할 수 있지만, 영업손실률 -94.2%와 9,500억원의 충당금 설정은 일회성으로 치부하기엔 규모가 너무 크다”고 평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최근 3개월간 주가추이. [이미지=네이버증권]

증권사들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매수를 유지하되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오늘 18일 발표된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3만8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삼성증권은 3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메리츠 증권은 4만원에서 3만원으로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늘 18일 종가기준 2만8400원을 형성하며 3개월 사이 최저점을 찍었다. 


leeblue@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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