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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지 기자의 미국주식] 테슬라, 중국 리스크에 하반기에도 횡보할까

- 2Q, 탄소배출권 거래 실적 ·코인 투자로 부진 전망

- 7월 'AI데이'서 자율주행기술 현황 공개하며 반등 예상도

  • 기사등록 2021-07-12 11: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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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차예지 기자]

지난해 최대 화제의 주식을 꼽으라면 단연 테슬라였다. 테슬라 주가는 2020년 한해 동안만 743%(약 8배) 상승하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세계 2위 부호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실적과 별개로 테슬라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9일 기준 656.9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대비(YTD)로 6.9% 떨어진 수치다.


테슬라 주가가 상반기 내내 부진하자 '서학개미도' 테슬라 주식을 덜 사기 시작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학개미의 테슬라 순매수 규모는 1276만 달러(약146억5,500만원)로 미국 주식 중 35위로 급락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만 해도 테슬라는 순매수 1위였다. 차는 잘 팔리고 있지만 중국 내부에서의 여론 악화와 머스크의 코인 발언 등이 투자자를 떠나게 하는 악재로 작용했다.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스페이스X 트위터]

◆테슬라는 ‘머스크 ETF’…스페이스X·솔라시티 등 사업 연관


테슬라는 2003년에 설립된 미국의 자동차 회사다. 전자결제 회사 페이팔의 CEO였던 머스크는 2004년 테슬라 최대주주로 합류했다. 머스크는 태양광 지붕을 파는 솔라시티를 2016년 인수하고 사명을 테슬라 모터스에서 테슬라로 변경했다. 자동차를 넘어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 청정에너지 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였다.


머스크는 전기차와 태양광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민간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뉴럴링크, 초고속 지하터널을 뚫는 보링컴퍼니 등이다. 이 회사들은 모두 비상장이라 테슬라 주가에 이들 기업의 호재와 악재가 반영이 될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머스크 ETF(상장지수펀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사업은 테슬라 주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통신위성을 통해 무선인터넷을 제공하는 스타링크는 추후 테슬라 차의 길안내 시스템 등에 사용될 수 있다. 내연기관(엔진)을 사용할 수 없는 화성에서 식민지를 건설한 후에는 전기차를 타고 다니는 것도 머스크의 목표 중 하나다. 

 테슬라 올해 주가 추이. [이미지=야후 파이낸스]

◆탄소배출권 판매 저조·중국 규제 악화 등 단기 악재 ‘수두룩’


올들어 테슬라 주가가 비실비실한 이유가 차가 안팔려서는 아니다. 테슬라는 올 2분기에 처음으로 분기당 20만대(20만1,250대)가 넘는 차를 고객에게 인도했다. 회사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역대 최대인 4억3,800만달러(5,030억원)로 7분기 연속 흑자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테슬라의 올 2분기 실적은 기대 이하일 가능성이 있다. 회사가 산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달러(약 1조7,200억원)의 비트코인에 투자했는데 지난 6월 말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1분기 말의 반토막 수준이다. 미국 암호화폐 전문매체 데일리호들은 테슬라가 비트코인 투자로 최대 1억달러의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앵(PSA)이 합병한 '스텔란티스'가 탄소배출규정을 준수하게 돼 지난 5월 더 이상 테슬라의 탄소배출권을 사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실적에 빨간불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또다른 대형 악재는 중국이다. 테슬라는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현지 고객이 브레이크 고장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이후 품질 불량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는 테슬라 전기차가 수집하는 데이터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최근 군과 국영회사 임직원들에게 테슬라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지난달 투자은행 UBS는 전기차 경쟁 심화로 중국 내 입지가 약화되고 있고 신규 모델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는 등을 이유로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730달러에서 660달러로 후려친 바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데이터 확보를 금지하거나 생산 설비 확대를 제한한다면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머스크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지난 1일 “중국의 경제적 번영이 놀랍다”는 트위터 댓글을 달며 중국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의 여론 악화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에는 이상이 없었다. 테슬라가 중국 공장에서 만든 전기차(현지 고객 인도분과 수출분)의 5월 판매량은 3만3,000대로 4월과 비교해 29% 증가했다. 다만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는 중국 내 테슬라에 대한 반감이 사라졌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이며 “7∼8월 판매량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AI데이 주가 반전 계기될까…기술 개발 현황 ‘주목’


이같은 단기 악재가 많지만 테슬라 주가의 중장기 전망은 밝은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의 기술력을 다른 업체들이 단시간에 따라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포르쉐보다 빠르고 볼보보다 안전하다”고 자부한 신형 ‘모델S 플레이드’는 최고 속도는 시속 200마일(약 322km), 완충 후 주행거리는 390마일(약 628km)에 달한다. 또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96.6km)에 도달하는 제로백 시간은 1.99초에 불과하다.


자율주행 기술력도 ‘넘사벽’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48억km에 달하는 방대한 자율주행 데이터를 수집했다. 시험차량을 동원해 데이터를 모으는 구글의 자율주행회사 웨이모와 달리 테슬라는 판매된 차를 통해 수집한다. 이때문에 데이터 양 자체가 확연히 차이가 나고 이는 또다시 기술력 차이로 이어진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ull Self Driving·FSD) 베타 서비스 9.0 버전을 지난 9일(미 캘리포니아 현지시간) 자정 배포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고객에게 자율주행 기본 옵션인 '오토파일럿' 외에 추가 옵션(차선 변경, 자동 주차 등)인 'FSD' 소프트웨어를 팔 계획이다.


테슬라가 파나소닉과 함께 개발중인 4680 배터리가 나오면 전기차 제조 원가를 줄일 수 있어 차 판매량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4680 배터리가 현재 대비 10~20%의 원가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는 이달 ‘인공지능(AI) 데이’를 열고 AI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 현황을 발표할 전망이다. AI 데이에서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현황과 목표가 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AI데이에서 새로운 칩(자율주행 연산칩인 하드웨어 4.0)과 도조 시스템의 성능에 대해서 설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10일 열린 모델S 플레이드 출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테슬라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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