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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웰스토리, 신세계푸드, 롯데푸드... 대기업 내부급식거래 많아

- 본보, 30대 그룹 내부급식 전수조사

- 현대차, '급식 공개 입찰' 도입키로

  • 기사등록 2021-07-09 19: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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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삼성웰스토리의 '삼성그룹 계열사 급식'을 이유로 삼성전자 등에 2000여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계기로 대기업 계열사 급식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공정위는 삼성에 이어 SK그룹의 급식 기업 후니드를 상대로 급식 실태 조사에 나섰다. 이들 대기업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밸류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30대 그룹 중 급식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삼성, 롯데, 신세계를 포함해 8곳으로 나타났다. 


국내 30대 그룹 급식내부거래 현황. 2020년 K-IFRS 별도 기준. 

◆삼성웰스토리 내부거래액 가장 많아


이 가운데 내부거래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웰스토리로 지난해 76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웰스토리의 지난해 매출액(1조9701원)의 38.77%에 해당한다(이하 K-IFRS 별도 기준)


이는 국내 8대 급식사업 계열사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특히 내부거래액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에서 발생했다. 


삼성은 지난달 계열사들이 사내 급식 물량을 그룹내 단체급식사업자인 삼성웰스토리에 몰아주면서 각종 특혜를 지급했다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공정위는 과징금 2000여억원을 부과하고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삼성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삼성측은 행정 소송으로 법원 판단을 구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이며,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 총수 일가가 지분율 31.63%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더밸류뉴스]

이어 롯데푸드와 신세계푸드가 각각 4551억원, 4287억원으로 내부거래액 2, 3위를 기록했다. 이들 역시 20~30%대의 내부거래비율을 가지고 있다. 


4위는 CJ프레시웨이로 내부거래액 3566억원이었다.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율은 18.51%이다. CJ프레시웨이 최대주주는 CJ㈜(47.11%)이다.  


◆현대그린푸드, 범(凡) 현대가에도 급식 공급


5위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그룹 산하 거래액이 623억원으로 매출액(1조5125억원) 대비 내부거래비율이 4.11%로 낮은 편이다. 그렇지만 이는 현대백화점 계열사만을 포함한 것이다. 현대그린푸드는 범(凡) 현대가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의 사내급식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범 현대가까지 특수관계인으로 포함한다면 비율은 높아진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현대그린푸드의 단체 급식 매출액 6287억원 중 절반 이상이 현대차 계열사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현대그린푸드도 사내급식 부당지원 의혹으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신이 현대차 직원이라고 밝힌 익명의 제보자가 사내급식 부당지원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호소해 논란이 됐다. 현대그린푸드 최대주주(12.67%)는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다. 정지선 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과 사촌사이다. 

 

이어 GS그룹의 지씨에스(6위), 두산그룹의 두산큐벡스(7위), 코오롱그룹의 코오롱엘에스아이(8위)가 각각 403억원, 419억원, 418억원의 내부거래액을 기록했다. 이들은 해당 기업 사업의 일부로 단체급식을 영위한다. 때문에 높은 내부거래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기업측, "급식 공급업체 찾지 못해 자체 급식 시작"


이들 8대 기업 외에 SK도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5월 말 서울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들 계열사 단체 급식은 급식업체 후니드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후니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5촌 최영근씨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2019년 후니드의 급식 독점과 관련해 최태원 회장 등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를 해왔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사진=더밸류뉴스] 

이처럼 급식내부거래가 문제로 지적되자 대기업들은 일감공개를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집단과 함께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을 하면서 대기업 구내식당 일감을 개방한다고 밝혔다. 대기업 급식 일감의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국내 단체급식 시장 4조3000억의 30%에 달한다.


삼성은 지난 4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과 기흥사업장 내 2개의 구내식당업체로 신세계푸드와 풀무원푸드앤컬처를 선정했다. 그룹내 급식업체가 있는데 외부기업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삼성은 다른 사내식당에도 경쟁입찰을 통한 공개 선정을 고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기존 사업장의 비조리 간편식 부문에 경쟁입창을 시범 도입하고, 향후 연구원, 기숙사, 서비스센터 등 사업장에도 급식 경쟁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말 울산 사업장 내 식당을 중소 급식업체에게 개방한다. 신세계 역시 현재 중소기업 대상으로 공개입찰한 42개의 사업장에 이어 추가로 경쟁입찰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 현대차 사옥 로비에 임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대기업 사업장의 급식을 중소급식업체가 맡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기업 사업장의 급식사업을 중소기업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 비상식적이라는 반응이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급식업무를 맡을 기업이 없어 대기업이 직접 계열사를 만들어 운영했던 것인데, 단순히 계열사 거래가 많다고 문제가 된다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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