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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박찬구 회장, 43년 '금호인' 인생 일단락... 향후 일정은?

- 박준경 전무→부사장, 박주형 상무→전무 승진

- 친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형제의 난' 겪기도

- 박준경 부사장, 박주형 전무 경영수업 지원 전망

  • 기사등록 2021-06-26 20: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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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박찬구(73)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회장이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한데 이어 두 자녀의 승진 발령으로 '경영 일선 물러나기'를 사실상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1978년 30세에 금호실업 이사로 입사한 이래 43년 동안의 '금호인(錦湖人) 인생'을 일단락한 것이다. 

 

금호석화는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43) 금호석화 영업본부장 전무와 딸 박주형(41) 구매∙자금담당 상무가 각각 부사장, 전무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박준경 부사장은 지난해 7월 전무로 승진한지 11개월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준경 부사장은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를 졸업했고 2008년 금호타이어 회계팀 부장으로 입사한 이후 2010년 금호석유화학 해외영업 부장 승진을 거쳐 2년 만인 지난 2012년 1월 금호석유화학 임원(상무)이 됐다. 박주형 전무는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했고 2015년 7월 상무로 입사한 후 이전까지 금호석유화학 구매 및 자금담당 상무를 역임해왔다.


재계에서는 이번 승진이 금호석화가 3세 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한 전단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찬구 회장은 최근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며 금호석화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했다. 박찬구 회장은 지인들에게 "홀가분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박준경 부사장, 박주형 전무. [사진=금호석유화학]

그간 박찬구 회장은 '형제의 난'과 '조카의 난' 을 겪었다. 


박찬구 회장의 부친은 박인천(1901~1984) 금호그룹 창업주이다. 박인천 창업주는 일제시대 공직에 있다가 해방 후 광주에서 택시 두 대로 사업을 시작해 금호그룹을 호남의 대표 기업으로 키웠다. 


박인천 창업주 타계 이후 장남 박성용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총수에 올랐으나 2005년 타계했고 삼남 박삼구 회장이 경영을 맡았다. 박찬구 회장은 친형 박삼구 회장과 함께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경영하다가 대우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다 금호석유화학을 계열분리하고 독자 경영에 나섰다. 2009년 8월 박삼구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박찬구 회장의 해임을 직접 발표했다. 이른바 '형제의 난'이다. 박찬구 회장이 박삼구 회장에게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회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언한 것이 박삼구 회장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는 후문이다. 


박찬구 회장의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른바 '승자의 저주'로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을 내놓으면서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전락해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계 순위는 20위였지만 주력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최근에는 조카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가 주주제안으로 이사 교체와 배당 확대를 요구하면서 이른바 '조카의 난'을 벌이기도 했다. 박철완 상무는 고(故) 박정구 회장의 아들이다.  


박찬구 회장은 재무제표에 나오는 숫자를 바탕으로 하는 의사결정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적인 면모도 풍부해 믿고 따르는 임직원들이 적지않다. 이번 '삼촌  조카의 난'을 무리없이 해결한 것도 박 회장의 이같은 품성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박찬구(오른쪽)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2018년 10월 서울 강동구 한국시각장애인 복지관에서 복지관 이용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와 '조카의 난'으로 갈등을 빚었지만 2010년 박철완 상무가 아시아나경영권을 요구하다 채권단에 거부당해 오갈데가 없어지자 금호석화로 받아준 것도 박찬구 회장으로 알려졌다. '남자 경영'을 전통으로 유지해온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딸 박주형 전무의 경영 참여를 흔쾌히 지원하기도 했다. 박찬구 회장은 향후 박준경 부사장과 박주형 전무의 경영 수업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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