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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 승객 대신 짐 싣는다…대한항공∙진에어 항공기 개조

- 대한항공, 여객기 개조해 화물 수송 나서

- 진에어, 추석 이후 항공기 개조 계획

- 티웨이항공, 국토부와 협의 중

  • 기사등록 2020-09-09 18: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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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가 위기 극복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세계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자 승객 수요가 급감했고 이는 항공업계 부진으로 이어졌다. 최근까지도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어 위기에 직면한 대한항공(003490), 진에어(272450) 등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개조해 승객 대신 화물을 싣고 있다. 


개조작업이 완료된 대한항공 보잉 777-300ER 내부에 화물이 적재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대한항공 제공)] 

9일 대한항공은 여객기 좌석을 떼고 화물 전용기로 개조한 보잉777-300ER 기종을 처음으로 화물 노선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부 외국 항공사들이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을 수송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여객기를 개조한 화물 전용 항공기 KE9037편이 전일 밤 10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간으로 같은 날 밤 10시 미국 콜럼버스 리켄베커 공항에 도착한다. 대한항공은 향후 동남아시아 화물 노선망 등과 연계해 자동차 부품, 전자 부품, 의류 등의 화물 수요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화물 전용 항공편 투입을 위해 코로나19 여파로 멈춰선 여객기 중 2대를 화물 수송이 가능한 항공기로 개조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0일 국토교통부에 여객기 좌석을 떼서 객실 바닥에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하는 개조작업 승인을 신청했다. 이후 1일 국토부는 제작사인 보잉의 사전 기술 검토와 항공안전감독관의 적합성·안전성 검사를 거쳐 승인했다.


기존 보잉777-300ER 여객기는 항공기 하단의 화물 적재 공간에 약 22톤(t)의 화물을 실을 수 있었다. 대한항공은 승객이 탑승하던 항공기 상단의 객실 좌석(프레스티지 42석, 이코노미 227석)을 제거해 약 10.8t의 화물을 추가로 더 실을 수 있게 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6월부터 코로나19로 운휴 중인 보잉777-300, 보잉787-9, A330-300 등 여객기의 벨리(하부 화물칸) 수송을 적극 활용했다. 4월부터 승객 없이 화물만 수송한 여객기 운항 횟수는 월평균 420회, 월평균 수송량은 1만2000여t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고효율 대형 화물 기단 강점을 활용해 화물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지난 2분기 세계 유수의 항공사들이 사상 최악의 적자를 냈지만 대한항공은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개조작업이 완료된 대한항공 보잉 777-300ER 내부에 화물이 적재돼 있다. [사진=더밸류뉴스(대한항공 제공)]

이날 진에어 역시 대형 항공기인 B777-200ER 여객기 1대를 개조해 화물 전용기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최초로 개조해 운항하는 것이다.


진에어는 우선 오는 추석연휴까지 여객 운송에 투입하고 이후 기내 좌석을 철거하고 안전 설비를 장착하는 등 개조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운영 시점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항공기 수리∙개조가 항공기 기술 기준에 적합한지 국토부가 점검 후 승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LCC 중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대형 항공기를 활용, 화물 사업을 강화해 실적 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B777-200ER 기종은 약 15톤 규모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향후 승객들이 탑승하던 항공기 상단의 객실좌석을 제거하고 화물 전용기로 전환하면 탑재 규모가 10t가량 늘어나 약 25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진에어는 "여객 수요가 제한적인 현재 상황에서 적재적소에 화물 전용기를 운영해 적극적으로 수익원을 발굴하고 추후 시장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해갈 것"이라며 "새로운 시도와 차별화된 장점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이번 위기 상황을 이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에어의 ‘777-200ER’ 기종. [사진=더밸류뉴스(진에어 제공)]

티웨이항공 역시 이 같은 화물기 운항을 위해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은 "기존 여객기의 운항 목적이 변경됨에 따라 국토부와 논의 중”이라며 “조만간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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