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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진짜 무서워하는 곳은 검찰 국세청도 아닌 공정위...대기업 공시제도 개편 착수
  • 기사등록 2020-04-08 06: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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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 조창용 기자]

대기업이 TRS (총수익스왑) 등 장외파생상품을 통해 부당 내부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선다.


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를 막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공시제도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강화되면서 대기업 정보 제공의 창구로 공시에 대한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 정부청사에 위치한 공정위 전경. [사진=더밸류뉴스(공정위 제공)]우선 공정위는 파생상품 거래에 대해 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파생상품 등을 통한 부당 내부거래의 가능성이 제기돼왔지만 감사보고서 등 기존 공시로는 이를 감시하기가 어려웠다. 부당 내부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파생상품으로는 총수익스와프(TRS) 등이 있다. TRS는 금융기관이 실제 투자자 대신 특수목적법인을 세워 주식을 산 다음 투자자로부터 정기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TRS 거래는 '은밀한 뒷거래'로 통했다. 거래정보는 거래당사자만 알 수 있고, 거래 조건과 규모 모두 금융당국에서 알기 쉽지 않았다. TRS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거래정보가 공시되지 않다보니 법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사례도 많았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자금을 TRS를 통해 최태원 SK회장에게 개인대출해줬다는 혐의로 제재를 받았다.


대기업 오너 일가 등이 TRS를 통해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거나 사실상 채무보증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지적은 그간 꾸준히 나왔다. 


대한항공은 2014년 계열사였던 한진해운이 발행한 19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이 같은 방식으로 떠안았다. 공정거래법에서는 계열회사에 대한 채무보증을 금지하고 있는데 TRS를 통해 부실 계열사를 우회 지원한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동안 불투명하게 운영돼왔던 파생상품 거래를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사회 의결과 공시 의무가 부과되는 대규모 내부거래의 범위도 조정된다. 지금까지는 내부거래 규모가 50억원을 넘거나 매출액의 5% 이상인 경우에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공시도 해야 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일부 기업에서는 거래 금액을 여러 차례로 쪼개는 ‘꼼수’를 사용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기준 개정이 2012년에 이뤄진 만큼 이를 상향 조정할지, 아니면 꼼수를 막기 위해 낮출지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다. 이총희 회계사는 “상표권같이 원가가 거의 없는 용역 거래는 상품 용역보다 금액 기준을 낮추는 등 사익편취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회의 실질적 역할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와 이사회 의결 관련 정보를 상세히 제공하는 방안도 다뤄진다. 내부거래 정보를 알기 쉽도록 업종별, 거래조건별 내부거래 비중을 공시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공정위는 연구용역 등을 거쳐 제도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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