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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왑 체결…환율 안정 기대

- 2008년보다 2배 증가…“시장 불안 해소 효과할 것”

  • 기사등록 2020-03-20 15: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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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한국은행은 19일 오후 10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와 600억달러 규모의 양자 간 통화 스와프(맞교환)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간은 올해 9월 19일(6개월)까지다.

 

한은은 “이번 통화 스와프 계약은 상설계약으로 맺어진 미 연준과 5개국 중앙은행 통화스와프 계약에 더해 최근 급격히 악화된 글로벌 달러자금 시장의 경색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한·미 통화 스와프 전격 체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이날 오후 10시 40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57원으로 이날 한국 외환시장 종가(1285.7원) 보다 28.7원 감소해 원화 강세를 보였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전일 체결한 6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은 글로벌 금융 불안에 영향을 받았던 국내 외환시장을 안정화하는데 든든한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2배 확대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통화 스와프 채결을 한 같은 시간에 연준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중앙은행 및 싱가포르 통화청과 스와프계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연준은 캐나다, 영국, 유럽(ECB), 일본, 스위스 등 6개국 중앙은행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이미 맺은 상태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증시가 쇼크를 받자 연준이 이 상황을 우려해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지난 15일(현지시각) 2차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캐나다, 영국, 유럽(ECB), 일본, 스위스 등 6개국 중앙은행과 달러화 통화 스와프를 확대한 것도 세계적인 달러 부족 현상을 완화하려는 조치였다.

 

한·미 통화 스와프가 체결된 배경에도 극단적인 달러 사재기 현상이 있었다. 이달 5일부터 이날까지 11거래일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약 8조6000억원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화를 달러로 바꾸려고 외환시장에 몰려들었다. 

 

아울러 국내 은행과 기업들도 달러를 더 구하기 위해 몰리면서 19일 원·달러 환율은 1300원 가까이 급증했다. 이날 장중에는 전일비 28.60원(2.28%)오른 1285.6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환율이 고가 기준으로 1250원을 넘긴 것은 2010년 6월 10일 1271.5원 이후 10년 만이었다.

 

서울 태평로 한국은행 본점. [사진=더밸류뉴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한∙미 통화스왑 계약은 환율 안정 효과를 불러왔다. 원∙달러 환율은 2008년 8월말 1089원에서 계약 체결 당시 1468원까지급증했지만 계약 종료시점에는 1170원까지 내렸다.

 

김효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기조 지속, 국내 달러 조달 여건의 악화와 달러 수요 집중 등을 감안할 때 원화가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도 남아있다"며 "이 경우에도 원화 급등락이 한국의 소버린 리스크(부도위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대외부채, 단기 대외부채 비중 등은 주요국 중 낮은 편인데 이는 꾸준히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주요국의 외환보유액 총합은 2014년 이후 정체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국내 외환시장의 불안도 달러 수요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번 미국과의 통화스왑이 국내 외환시장의 불안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적정성 평가의 여러 기준을 보더라도 현재 적절한 수준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9일 기준 101.25로 열흘동안 6.7%나 올랐다. 기축통화인 일본 엔화와 유로화까지 급증했다. 지난 10일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102엔, 유로화 환율은 0.87유로 수준이었으나 환율이 꾸준히 올라 이날에는 각각 109엔, 0.92유로를 기록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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