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간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한국은행(BOK) 등 9개 나라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swap) 거래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Fed는 “호주와 브라질, 덴마크, 한국, 멕시코, 노르웨이, 뉴질랜드, 싱가포르, 스웨덴 중앙은행과 ‘일시적인 달러 유동성 공급 계약(통화스와프)’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최소 6개월이다.
통화스와프는 화폐를 교환(swap)한다는 뜻으로 서로 다른 돈을 미리 정해놓은 환율에 따라 바꾸는 외환거래다. 이번 통화스와프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0월 양국 간 맺은 통화스와프 계약에 이어 두번째다.
한은은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은 상설계약으로 맺어진 미 연준과 5개국 중앙은행 통화스와프 계약에 더해 최근 급격히 악화된 글로벌 달러자금시장의 경색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화스와프를 통해 조달한 미 달러화를 곧바로 공급할 계획이며 이는 최근 달러화 수급불균형으로 환율 급상승을 보이고 있는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통화스와프에 대해 일부 한국 관료들은 외교의 승리라고 자랑하지만, 그보다는 이미 세팅된 대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제는 통화스와프가 외교력을 발휘해야 하는 게 아니라 Fed의 일상적인 위기대응 매뉴얼(playbook)의 일부라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기 순간 안전자산에 대한 갈증 탓에 달러 가치가 급등한다”며 “요즘 달러 급등 때문에 미국 도매금융 시장의 신용경색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Fed가 벌이는 통화정책이 달러 급등 탓에 먹히지 않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