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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페이스북 디지털 화폐 ‘리브라’ 탈퇴

- 비자·마스터카드도 참여 재고

- 가상화폐 연합 붕괴 조짐

- 오히려 미국에서 더 많이 쓰일 것이란 견해도

  • 기사등록 2019-10-07 11: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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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정호 기자]

글로벌 온라인 결제 1위 서비스 업체인 페이팔이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에서 탈퇴했다. 리브라가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으면서 실현 가능성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 [사진=리브라] 

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인 페이팔은 리브라 프로젝트 추진 연합인 '리브라협회(Libra association)'를 탈퇴한다고 밝혔다. 리브라협회에는 페이스북을 포함해 비자, 마스터카드, 우버, 이베이, 스포티파이 등 최소 1000만달러씩 투자할 28개 업체가 참여했다.


페이팔 측은 페이스북과의 관계는 이어가지만 리브라 사업에 대해서는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페이팔 측은 "리브라 협회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소외계층에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존 회사의 목표에 자체적으로 다가가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아직 리브라의 이상을 지지하고 있으며 페이스북과도 다양한 형태의 제휴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자체 개발한 공식 암호화폐다. 페이스북은 전세계에 걸쳐 있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계좌나 수수료 없이 암호화폐 기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목표로 리브라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특히 저개발국에 있는 많은 금융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개인간 직접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사업이다. 리브라는 페이팔 사장을 지낸 데이비드 마커스가 지난 2014년 페이스북의 메신저 사업부문 사장으로 옮긴 후 낸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리브라 프로젝트는 지난 6월 발표 직후부터 금융당국과 각 정부 수반들로부터 거센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중앙은행이 독점하던 화폐 발행, 유통의 권리가 페이스북으로 넘어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단 우려에서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연합(EU) 역시 부정적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달 “지금까지 스테이블 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는 통화정책, 금융 시스템 안정성, 결제와 시장 인프라의 안전성과 효율성 등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고, 기존 화폐 대체재로 설계되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통해 우회적으로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지난 7월 열린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역시 디지털세 문제 등과 맞물려 부정적 기류가 대세를 보였다.


물론 긍정적인 견해도 아직 있다. 마티 그린스펀 이토로 수석 애널리스트는 한 유튜브 인터뷰에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암호화폐 거래소 관련 규정 가이드라인 제정에 따른 영향으로 “미국과 같은 국가는 비트코인(Bitcoin)이 필요하지 않지만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Libra)는 방대하고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 기반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유통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bjh@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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