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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불매운동의 명암.. 독일車는 반사이익, 국산차는 수혜 미미

- 지난달 닛산, 혼다 판매량, 전년비 80%↓

- 독일 BMW 8월 판매, 전년비 80.1%↑

  • 기사등록 2019-09-09 16: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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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앞으로 일본차는 사지 않을 생각입니다.”

 

새 차를 구매할 예정인 직장인 이소영(32, 가명)씨는 구매 후보 리스트에서 일본 자동차를 제외했다. 이씨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시작된 일련의 과정을 지켜봤다"며 "일본산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것이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해야 할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주변에서도 일본 제품을 사지 않는다”며 “일본차가 아니어도 괜찮은 차종이 많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자동차 업계로 번지고 있다. 지난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일본차 신규 등록대수는 1398대로 전년비 56.9%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등록대수가 17.2% 줄었던 지난 7월보다 감소세가 더 커진 것이다.


서울 왕십리역 광장 도로에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지난달 일본차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7.7%로 지난해 8월 16.9% 대비 절반 이상 급락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0% 이상의 성장세를 구가하던 일본차 판매는 지난달 감소세로 반전했다.

도요타는 지난달 542대를 판매하며, 1326대를 팔았던 작년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59.1%가 감소했고, 혼다는 지난달 138대를 판매해 724대를 팔았던 작년 동월 대비 80.9% 감소했다.

닛산은 지난달 단 58대 판매하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 시장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2019년 1~8월 국내 일본차 판매 추이. [사진=더밸류뉴스]

◆ 8월 독일차 판매량 24%↑


반면, 수입차 중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차의 지난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이상 증가해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KAIDA에 따르면 올해 1~8월 독일차 누적 등록대수는 8만2066대를 기록했다. 전년비 25.5% 감소했으나 지난달(1만2103대)과 비교하면 24.3% 증가했다. 렉서스 등의 일본차 수요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차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BMW는 8월 4291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동월 대비 80.1% 판매가 늘었다. BMW는 연이은 화재 사건으로 소비자 신뢰가 추락했지만 적극적인 리콜과 다양한 신차 출시를 통해 상당 부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콜대상 차량은 95% 이상 점검 완료되어 화재 사건에 대한 대중의 불안감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는 품질만큼 트렌드가 중요한데,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당분간 일본차 판매 부진은 지속될 것”이라며 “수입차 수요가 국산차로 이동하는 것은 드물기 때문에 다른 유럽차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국산차는 수혜 미미

 

지난달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발표한 판매실적에 따르면 국내 5대 완성차 업체의 2분기 판매실적은 63만9435대로 전년비 2.3% 감소했다. 

현대차와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 모두 실적이 부진했다. 반면, 기아차와 한국GM은 해외 수출이 증가했으며, 르노삼성은 내수 시장 판매가 증가했다. 그럼에도 내수 판매의 경우 5개사는 지난달 한달간 내수시장에서 전년비 6.2% 감소한 11만8479대 판매에 그쳤다. 

 

일본차 불매의 수혜가 예상됐지만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국내 완성차는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섰다. 현대차의 저금리 할부 혜택 이벤트, 기아차의 해외여행 상품권 이벤트, 쌍용차의 바캉스비 지원 등 업체마다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프로모션이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을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 행사는 단기적으론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론 수익성 저하 등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수입차 대비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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