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애경·KCGI·미래에셋대우의 3파전일 전망이다.
지난 3일 오후 2시 마감된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애경·KCGI·미래에셋대우-현대산업개발이 참여했다. 또한 사모펀드 중심의 후보 두 곳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체인 금호산업이 1곳 이상의 적격인수후보만 들어오면 유효경쟁이 성립한다고 밝힌 바 있어 일단 유찰 위기는 넘겼다.
예비입찰 후보들은 첫번째로 적격인수후보 평가를 거쳐야 한다. 금호산업과 매각주관사는 참여한 기업의 적격성 여부를 판단해 먼저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를 만든다.
LCC(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은 지난 5월부터 삼성증권과 인수주관사 계약을 맺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강한 의지를 피력해왔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 하면 단숨에 항공업계 2위 기업으로 발돋움 하게 된다. 동시에 인천, 부산, 제주 등 국내 주요 공항을 거점으로 한 LCC 3사(제주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를 보유하게 된다.
한진칼의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는 전략적투자자(SI)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앞서 채권단과 KDB산업은행 측은 KCGI의 단독 입찰을 거부한 바 있다. 항공사가 국가기간산업인 만큼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한 기업이 인수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다만 KCGI 측은 비밀유지 협약을 이유로 SI는 비공개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마감 전일 뛰어들었다. 미래에셋대우는 ‘금융 및 산업분리’ 원칙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을 직접 인수할 수 없기 때문에 현대산업개발과 손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오크밸리 인수, 호텔신라와 면세점 사업 진출 등 신규 사업을 늘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여객, 물류 산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지주회사 전환 작업으로 인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약 3000억원에 불과해 미래에셋대우를 재무적투자자(FI)로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숏리스트가 추산되어도 앞의 세 후보가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주도하는 정부와 채권단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인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새 주인의 조건으로 ‘경영 능력’을 거론해 왔고 공식 임명을 앞둔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 역시 “통매각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해 왔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은 각종 재무적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안정성을 일순위로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애경그룹은 자금력 측면에서, KCGI는 인수 의지의 진정성 측면에서 인수에 부적합하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중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비교적 나은 조합이라는 평을 듣고 있으나 역시 안정성 측면에서 정부와 채권단의 확신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적 리스크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부채는 약 9조6000억원이며 보유 항공기 86대 중 12대를 제외한 대부분이 리스(임대) 항공기다. 인수 후에도 재무적으로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매각 원칙이 지켜질지도 미지수다. 앞서 이동걸 회장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위해 통매각이 원칙”이라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 매각 주체가 분리매각을 원하면 고려해 볼 수는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인수 참여 기대를 모았던 SK, 한화, GS 등 대기업들이 빠지고 애경·KCGI·미래에셋 3파전 구도에서 기대 이하의 인수 가격을 써낼 수도 있는 만큼 매각 측이 이익 극대화를 위해 분리매각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