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대표이사 박상신)가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ACRO)’를 앞세워 주택사업 반등을 노린다. 고급 주거 브랜드라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침체된 주택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 2025년 상반기 매출액 비중. [자료=DL이앤씨 사업보고서]
◆평당 1억 돌파한 아크로 리버파크…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 ‘1위’
아크로는 DL이앤씨가 전개하는 프리미엄 아파트 주거 브랜드로 도심 핵심 입지의 고급 아파트 등에 적용되는 플래그십 라인이다. 대림산업이 1999년 ‘도곡동 대림 아크로빌’을 준공하며 처음으로 런칭했다.
출범 당시에는 고급 주상복합 브랜드로 공개했지만, 2013년 브랜드 리뉴얼을 거친 후에는 아파트까지 범위를 넓히며 프리미엄 전략을 본격화했다.
아크로의 브랜드 에센스는 ‘The Only One’으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고급 주거 문화를 지향한다. 이에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한 아파트를 건설할 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크로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2017년 아크로 리버파크가 평당 1억원을 넘긴 후 부터다. 그 뒤 서울 주요 거점에 공급된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아크로 리버뷰 등 아크로 브랜드 단지들 역시 높은 시세를 기록하며 ‘아크로=하이엔드 아파트’라는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서울 내 아크로 브랜드 적용 건물 위치를 표시한 지도 캡처. [자료=더밸류뉴스]
이를 뒷받침하듯 아크로 브랜드에 대한 수요자 선호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다방의 ‘2024년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아크로는 4회 연속으로 아파트 선호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한강 조망·중대형 평형 ‘아크로의 승부수’ 한남5구역
아크로 브랜드의 인기는 올해 진행된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다시 한번 입증됐다.
한남 5구역 재개발 사업은 한남뉴타운 재개발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60번지 일대 14만1186㎡ 부지에 공동주택과 업무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는 약 1조7584억원이다. 5구역은 한남뉴타운 재개발정비 사업 구역 중 한강 조망 비율이 가장 높고, 경의중앙선, 경부고속도로 및 올림픽대로와 인접해있어 좋은 입지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DL이앤씨는 한남 5구역에 단지명으로 ‘아크로 한남’을 제안하며 본격적으로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DL이앤씨는 한남 5구역에 단지명으로 '아크로 한남'을 제안하며 본격적인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이미지=DL이앤씨]
조합 세대의 108%에 달하는 총 1670세대에 한강 조망을 계획했으며, 한강 뷰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와이드 한강뷰’도 1480세대 확보했다. 또 전 세대의 74%를 중대형으로 구성해 한남뉴타운 내에서 가장 많은 중대형 평형도 확보했다.
결국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남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총회에서 아크로 한남이 최종 선정됐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1170명의 조합원 중 92.4%가 아크로 한남에 찬성표를 던졌다. 5구역은 타 건설사가 시공 경쟁에 뛰어들지 않아 수주가 나름 수월하긴 했지만, 아크로의 브랜드 파워가 없었다면 성사되지 못했을 일로 평가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오랜 시간 조합원과의 깊은 교감을 통해 한남5구역에 가장 적합한 비전을 고민한 결과, 아크로 한남이라는 차별화된 주거 가치를 제안하게 됐다”면서 “진심을 믿고 선택해 주신 한남5구역 조합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서울 한강변을 대표하는 독보적인 하이엔드 랜드마크로 입주민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영업이익 1200억 달성…신규 사업 수주 확보가 성장 관건
DL이앤씨는 원가율 안정화와 주택 사업부문의 회복에 힘입어 단계적인 실적 개선도 가시화하고 있다.
DL이앤씨 최근 분기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DL이앤씨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9914억원, 영업이익 12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 3.8% 감소, 영업이익 287.5% 증가했다. 매출액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크게 성장했다.
DL이앤씨는 실적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원가율 안정화를 꼽았다.
실제로 원가율은 지속적으로 하향했다. 연결 기준 2분기 원가율은 87.3%로 지난 2022년 2분기 87.2% 이후 최저 수치이며, 지난해 3분기부터 4개분기 연속 90% 이하의 원가율을 달성해냈다. 매출 규모가 큰 건설 시장에서는 사소한 원가율 감소라도 큰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DL이앤씨는 실적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원가율 안정화를 꼽았다. [자료=DL이앤씨]
다만, 작년 2분기 영업이익(326억원)은 DL이앤씨의 최근 분기 영업이익인 통상 600억~900억 원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이기에 이번 영업이익 증가율에는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전 분기(810억원)와 비교해도 3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성장을 이뤄냈기에,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졌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주택 부문을 필두로 DL이앤씨의 실적은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성 개선이 관측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DL이앤씨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부진한 수주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마진 개선 속도 측면에서나, 레벨 측면에서나 경쟁사 대비 우월하다는 점은 고무적이나 향후 탑라인 성장을 견인해줄 신규수주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