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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제약, 80년 만에 '각자대표 체제' 전환...상반기 영업이익 430% 증가 눈길

- CSO 전환으로 수익성 개선...유유제약의 과감한 구조조정 결과 드러나

- 탈모 치료제로 미국·유럽 시장 공략...CMO·e커머스로 새 성장동력 모색

- 유원상 대표, 빅데이터 활용한 마케팅 혁신과 신약개발 승부수

  • 기사등록 2024-08-28 11: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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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지수 기자]

유유제약(대표이사 유원상 박노용)이 상반기 영업이익 430.7% 증가(전년대비)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41년 유한양행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의 동생 고(故) 유특한이 설립해 80여년간 3대에 걸친 가족경영으로 이어져 온 유유제약은 회사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CSO(영업대행사) 체제로의 전환과 CMO(위탁생산) 사업 확대, e커머스 진출 등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특히 80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박노용 대표를 영입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유원상 대표의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에는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 올해에는 신약 개발과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의원사업·약국사업 CSO 전환으로 판관비율 6.3%↓...수익성 개선 청신호


유유제약은 지난해 말 일반의약품(OTC)의 약국 직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도매 유통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의원사업부와 약국영업부를 CSO(Contract Sales Organization, 영업대행사) 체계로 전환하고 종합병원사업부만 자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지급수수료는 증가했지만, 판매관리비와 직원 급여가 크게 줄면서 지난 1분기에는 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판매관리비가 118억원에서 6.3% 감소한 94억원을 기록, 영업이익이 135% 증가했다.


유유제약, 80년 만에 \ 각자대표 체제\  전환...상반기 영업이익 430% 증가 눈길유유제약의 판매관리비 및 판매관리비율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유유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의원 영업을 CSO 체제로 전환한 것과 더불어, 판관비를 줄이고 제품 매출을 늘리는 전략적 결정이 1분기 영업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체제 전환의 긍정적인 영향이 2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러한 구조조정은 유유제약 80년 역사상 가장 과감한 결정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피지오머, 베노플러스겔, 타나민 등 주요 일반의약품의 직거래 중단과 건강기능식품 전 제품의 단종 결정에 단기적인 매출 감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과 효율성 증대를 추구하는 유유제약의 과감한 전략적 결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약국 직거래 중단·CMO 확대로 경영 효율화 추진


유유제약은 CSO 체제 전환을 통한 비용 효율화에 이어, 지속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적인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회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안구건조증 치료제 'YP-P10'의 미국 임상 1/2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후, 회사는 수익성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위탁생산)와 e커머스 사업이다. CMO 사업의 일환으로, 유유제약은 최근 10개 제약사와 항히스타민제 '펙소지엔정(성분명 펙소페나딘염산염)'의 신규 수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유유제약의 생산 설비와 기술력을 활용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생산 설비의 가동률을 높여 전반적인 생산 효율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유유제약의 CMO 사업 강점은 연질캡슐 제형의 생산 기술력에 있다. 회사는 의약품을 제조할 때 액상물을 충전하는 젤라틴을 원료로 사용하는 연질캡슐 제조 기술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CMO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커머스 사업에서는 약국경영 솔루션 플랫폼인 바로팜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전국 1만8000개 약국에 자사의 주요 일반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을 직접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피지오머, 타나민, 베노플러스겔, 비나폴로 등 23종의 일반의약품과 눈앤굿, 인사메디, 장안에화제 등 14종의 건강기능식품이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유원상 대표이사는 "유유제약은 철저한 시장 분석과 다각적인 검토 과정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온라인 유통 및 판매에 주력하는 e커머스본부를 신설했다"며, "급성장하고 있는 e커머스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여 유유제약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는 변화하는 소비자 구매 패턴과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응하는 유유제약의 선제적 움직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유제약, 80년 만에 \ 각자대표 체제\  전환...상반기 영업이익 430% 증가 눈길유유제약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유원상 대표, 전문경영인 영입으로 실적 반등...신약개발로 글로벌 제약사 도약 노린다


유유제약은 지난해 2월 박노용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유원상 대표가 취임한 2020년부터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선택한 대안이었다. 회사 내 재무전문가로 손꼽히는 박 대표가 재경, 홍보, 경영관리 부문 전반과 생산 부문을 전담하고 유원상 대표는 국내외 R&D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역할 분담은 유유제약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과감한 시도 결과 지난 상반기 매출액 665억8200만원, 영업이익 84억48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430.7% 성장율을 이뤄냈다.


유원상 대표는 글로벌 시각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유제약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유 대표는 미국 트리니티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일본어학을 전공하고 콜롬비아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했다. 이후 메릴린치에서 컨설턴트로, 노바티스에서는 미국과 싱가포르 지점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키웠다. 특히 노바티스에서의 경험은 제약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능케 했으며, 이는 현재 유유제약의 R&D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유유제약, 80년 만에 \ 각자대표 체제\  전환...상반기 영업이익 430% 증가 눈길유유제약 오너 가계도와 지분 현황. 2024. 8.


유 대표가 주력하는 분야는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첫째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혁신이다. 그는 제약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마케팅을 도입하여 지난 2012년 '베노플러스겔'의 매출을 전년대비 50% 가까이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다른 제품들에도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해 마케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둘째는 신약 개발이다. 유 대표는 전립선 비대증 'YY-DUT' 등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YY-DUT'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유 대표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더욱 강화하여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미 경희대학교, UCLA 등과 산학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협력 관계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2026년까지 미국과 유럽 시장에 탈모 치료제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 대표는 이를 통해 유유제약을 글로벌 제약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신약 개발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 


parkjisu0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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