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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탐구] ①한국서부발전, 6대 발전사 중 경영평가 최고등급(A)…비결은?

-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국전력 발전 6사 가운데 유일하게 A(우수)

- 박형덕 사장, 유연탄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흑자 전환

  • 기사등록 2023-07-04 15: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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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요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경영 성과와 사회적 책임 이행 등을 분석하는 '공기업 탐구'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 방지라는 공적 기능도 갖고 있는 공기업들이 이 두 가지 미션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지를 집중 분석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더밸류뉴스=김인식 기자]

우리나라에서 전력(電力)을 생산하는 곳은 한국전력이 아니다(30조원대의 천문학적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언론 매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전력은 전력을 생산하지 않으며 단지 전기를 공급받아 소비자에게 공급할 뿐이다. 


전기를 생산하는 곳은 어디일까? 


그건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수력원자력의 6곳이다. 모두 한국전력 자회사(공기업)이며, 한국전력은 이들이 생산한 전력을 구매해 소비자에게 전달해줄 뿐이다. 그러고 보면 이들 한국전력 자회사 6곳이야 말로 한국 경제를 떠 받치고 있는 주춧돌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들 공기업 6곳 가운데 경영 실적과 사회적 책임을 가장 충실하게 완수하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한국서부발전'(대표이사 박형덕. 이하 '서부발전')이다. 


◆한국전력 6개 전력계열사 가운데 유일 'A'(우수)


서부발전은 지난달 기획재정부(장관 추경호 부총리)가 발표한 '2022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국전력 전력계열사 6곳 가운데 유일하게 A(우수) 등급을 받았다. 


한국서부발전 현황. K-IFRS 연결. 단위 %. [자료=기획재정부·한국서부발전 사업보고서]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기획재정부가 공기업 36곳, 준정부기관 94곳의 총 13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평가 항목은 재무 성과와 사회적 책임의 비중이 높고 이밖에 경영전략, 조직·인적자원 관리, 보수·복리후생 관리를 포함해 5가지로 이뤄져 있고, 평가 등급은 S(탁월),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E(아주 미흡)의 6단계이다. 


이번 경영평가에서 S등급은 없었고 A(우수) 등급에 서부발전,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해양환경공단, 울산항만공사의 5곳이 선정됐다. 서부발전이 경영평가 최상위 등급 5곳에 포함된 것이다. 


◆5년만에 순이익 전환... 매출액은 전년비 63%↑

 

서부발전이 이같은 양호한 평가를 얻은 비결은 무엇보다도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서부발전의 지난해 실적은 '눈부시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지난해 매출액 8조1774억원으로 전년비 63.5% 급증했다(이하 K-IFRS 연결). 또, 영업이익 2294억원, 당기순이익 2102억원으로 각각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손익은 2017년 이후 5년만에 흑자 전환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서부발전은 만성적자로 공공기관 평가에서 B(양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서부발전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서부발전의 이같은 성과는 '전략의 승리'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서부발전이 처한 업황은 악조건이었다. 


서부발전의 주력 발전소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경기 평택화력발전소 등의 '화력 발전'이며 이들 화력발전소 가동에 필요한 원재료 비중을 살펴보면 글로벌 기업 글렌코어(Glencore), 트리피구라(Trafigura)로부터 구매하는 유연탄(54.3%)이 절반을 넘고 이밖에 LNG(45.0%), 기타(0.7%)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환율 상승으로 지난해 유연탄 가격이 톤당 28만8359원으로 전년비 86.67% 급등했다. 한국가스공사에서 매입하는 LNG 가격도 지난해 리터당 161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31% 급등했다. 


서부발전은 여기에 대응해 강력한 원가 절감에 나섰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6월 비상경영 확대를 선포하고 경영진 성과급을 반납했다. 이 결과 서부발전의 지난해 판매비와 관리비는 954억원으로 전년비 1,8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재료비, 노무비, 경비를 합산하는 매입원가는 7조8527억원으로 전년비 동기대비 58.65% 증가했지만 매출액 증가폭(63.49%)에 비하면 낮았다. 매입원가는 통상 매출액 증가분과 정비례한다. 여기에다 서부발전은 환헷지 등을 효과적으로 수행해 지난해 파생상품거래이익 686억원을 냈다. 


한국서부발전의 주요 사업소. [자료=한국서부발전]

◆'김용균 사망 사건' 장본인 → 사고 사망자 제로(O) 공기업 탈바꿈


윤리 경영, 안전·재난관리, 친환경 탄소중립, 상생협력 등을 포괄하는 '사회적 책임' 항목에서도 서부발전은 양호한 점수를 받았다. 


서부발전은 그간 사회적 책임 항목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한국 노동계를 뒤흔든 '김용균씨 사망 사건'의 발생지가 바로 서부발전이다. 김용균씨 사망사건이란 2018년 12월 어느 날 밤 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얀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작업중 석탄이송 컨베이어벨트에서 기계에 끼어 사망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2021년 초 김병숙 사장이 불명예 퇴진했다. 이밖에 서부발전은 라오스댐 붕괴사고, 채용변경 임의변경 논란, 임원용 출퇴근 차량 사적 이용, 하청업체 갑질 의혹 등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런데 서부발전은 지난해 '사고 사망자수 제로(0)'를 달성했다. 이를 위해 서부발전은  지난해 1월 김포건설본부, 서인천발전본부, 평택발전본부를 대상으로 안전하지 않으면 아무리 실적 개선이 기대되더라도 작업하지 않는다’는 경영 원칙을 강력히 실행에 옮겼다. 


임직원 보수와 복리후생관리도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부발전의 임직원은  2745명이며 평균 근속연수는  13년6개월이다. 1인 평균 급여액  9018만원으로 전년비 2.25% 증가했다


서부발전은 신사업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해 한국서부발전의 국내외 신규사업개발 예산을 살펴보면 지난해 결산액(160억원)대비 639.82% 증가한 118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서부발전 신규사업개발 예결산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국내투자사업개발 예산은 지난해 결산액(155억원)대비 759.7% 증가한 113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사업 예산을 대폭 늘린 이유는 정부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연계 ‘그린뉴딜 RE 3025’ 때문이다. ‘그린 뉴딜 3025’으로 영광 낙월 해상풍력 발전사업 365MW 등 29개 사업에 총 1133억원이 투입된다. 


박형덕 사장, 다정다감하면서도 업무 치밀

 

서부발전의 이같은 혁신은 박형덕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1985년 한국전력에 입사해 영업처장, 홍보실장, 경기지역본부장 등의 주요 보직을 맡았다. 2021년 4월 김병숙 사장의 뒤를 이어 서부발전 CEO에 취임했다. 취임 당시  '김용균씨 사망 사건' 후유증, 채용 논란, 갑질의혹 등으로 어수선했지만 솔선수범과 강도높은 리더십으로 서부발전을 환골탈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형덕(왼쪽) 서부발전 사장이 지난달 회사를 대표해 ‘1회용품 제로 챌린지’에 참여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서부발전] 

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은...


▷1961년 강원 평창 출생(62) ▷강원 원주 육민관고 졸업(1978) ▷강원대 행정학과 졸업(1985) 핀란드 헬싱키경제대 경영학석사(2007) ▷해군 하사 만기전역 한국전력 입사(1985) ▷서인천지점장(2009)·경영평가팀장(2010)·구매처장(2012) ▷홍보실장·영업처장(2014) ▷경기지역본부장(2015) ▷기획본부장 상임이사(2018) ▷한국서부발전 대표이사 사장(2021. 4~현재)  


다정다감하고 친근한 성품을 갖고 있으면서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전력 홍보실장을 2년 가량 역임하면서 언론계 인맥도 갖고 있다. 이번 양호한 경영 평가를 바탕으로 내년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임기 만료일은 내년 4월 25일이다. 


서부발전은 2001년 한국전력에서 분리 설립됐고 한국전력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발전설비용량은 11,441메가와트(MW)이며 국내 전력공급의 8.5%를 담당하고 있다. 서부발전이 소유하고 있는 발전소의 대부분이 서쪽에 있어 서부발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kis704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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