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비대면(언택트) 관련 산업은 수혜를 받으며 성장했다. 하지만 실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계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가 상당 부분 수익을 챙겼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국내에 상륙하고 OTT 소비자들을 늘려가는 데에는 그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의 확보가 큰 역할을 담당했다. 올해 발표한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 비용은 약 20조원이다. 국내 OTT 업계 각각은 넷플릭스 콘텐츠 경쟁력에 못미쳐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디즈니 플러스와 같이 또 다른 글로벌 OTT가 국내에 들어선다면 국내 OTT 사가 입지를 확실히 세우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는 SK텔레콤이 지상파3사와 합작해 출범한 국내 OTT다. 웨이브에서는 다시보기가 아니라 실시간의 지상파 콘텐츠를 확보하면서 타 OTT와 차이점을 갖는다. 타 OTT의 경우에도 지상파 콘텐츠를 볼 수 있으나 다시보기 콘텐츠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웨이브 또한 자체 콘텐츠 투자에 약 3000억원 규모를 사용했다. 그렇지만 이 콘텐츠는 웨이브를 포함해 지상파에서도 제공된다는 점에서 기존 오리지널 콘텐츠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 쪽으로 전략을 세웠다. 현재 KT는 시즌, LG유플러스는 U+모바일 등 OTT 플랫폼을 운영한다. 각 사는 플랫폼이 있음에도 콘텐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었다.
2018년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이에 신규 가입자 수 증가 및 기존 이용자수 지속과 같은 효과를 보이며 국내 통신사 OTT 업계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런 결과가 KT의 넷플릭스 제휴 계약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성장하자, 기존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1위인 KT와 격차를 줄였다. 이에 KT는 기존의 입지를 유지하면서 성장하고자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은 것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800만명 이상의 KT 가입자와 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대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 KT와 힘을 모으며 영향력을 키워카는 상황에서 향후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글로벌 OTT가 들어올 경우 자본력과 시장 규모면에서 국내 OTT와의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T와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 서비스를 공유하면서 SK텔레콤는 고민을 겪고 있다. SK텔레콤과 넷플릭스는 네트워크 망 서버 이용료 문제로 소송사건을 진행하고 있고, 디즈니플러스와 제휴에 관해서는 디즈니플러스의 미온적인 국내 시장 진출 반응과 더불어 디즈니플러스가 경쟁사와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글로벌 OTT 공룡이 유료방송 시장에서 몸집을 키워나가는 이때 국내 토종 OTT는 영향력을 키우고 유지하기 위해 향후 어떤 전략과 대비책을 낼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