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에도 국내 수입차 시장 중 실적이 양호했던 벤츠코리아가 본사 화교 주주에만 열심히 배당을 하는 등 차를 사준 한국소비자들은 외면하는 모습을 드러내 빈축을 사고있다.
19일 벤츠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전년비 40.7% 증가한 783억7000만원을 배당했다. 벤츠 구매 때 할부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츠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도 2018년부터 배당을 시작해 지난해 597억원을 배당했다.
양사가 주주에게 돌린 배당금은 총 1380억원으로, 지난해 벤츠코리아의 당기순이익(1423억원)에 육박한다.
배당은 일반적으로 주주친화 정책으로 간주되지만, 벤츠코리아 지분구조는 일반과 무관하다는 점에서 높은 배당성향이 논란이 되고 있다.
회사 주주는 독일 본사(51%)와 말레이시아 화교 재벌이 보유한 스타오토홀딩스(49%)가 양분하고 있다.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도 벤츠아시아 GMBH(80%)와 스타오토홀딩스(20%)가 지분을 나눠 가진다. 지난 10년간 양사가 독일 등 국외로 보낸 배당금은 총 3조4250억원에 이르는 것이다.
벤츠코리아의 ‘배당액 급증세’는 2016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현 사장이 부임해 판매 등 실적에서 4년 연속 신기록을 달성하며 시작됐다. 매출은 지난해 5조4400억원으로 전년비 21.5% 증가했다. 벤츠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매출 2000억원까지 더하면 5조6400억원에 달한다. 수입차 업계에서 매출이 5조원대를 돌파한 것은 벤츠가 처음이며 본사 기준으로도 한국은 세계 5대 시장이다.
해외 본사 등을 향한 배당 성향이 사회 기여도를 넘어 과도할 경우, 역외탈세 혐의로 조사 대상이 되기도 한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로 들여오는 제품 원가를 높게 매기는 등 현지 마진을 최소화해 세금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벤츠코리아도 2015년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약 502억원 추징 통보를 받은 바 있지만, 불복해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시장에서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벤츠코리아가 실적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 국내 수입차 시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