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은행에서 판매된 사모펀드 상품이 약 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규모 투자손실을 일으킨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펀드 환매를 중단한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연이어 터지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계좌는 3만7409개로 사상 최대치를 찍은 지난해 6월 말보다 37.1%(2만2106개) 감소했다.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계좌는 지난해 6월 말 이후 DLF, 라임 등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6개월 연속 하향세를 보였다.
은행 중에서도 문제가 된 DLF 상품을 주로 판매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감소 폭이 컸다.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계좌는 지난해 6월 말 1만5727개에서 12월 말 7094개로 54.9%나 줄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1만5966개에서 90334개로 41.5%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줄어든 계좌 8633개 중 87.5%인 7556개가 개인 고객 계좌이고 하나은행은 줄어든 6632개 계좌 중 97.8%인 6484개가 개인 고객 계좌다.
신한은행은 사모펀드 판매 계좌가 지난해 6월 말 7792개에서 12월 말 6709개로 13.9%(1083개) 줄었는데 이 중 개인 고객 계좌가 886개로 81.8%였고 나머지는 법인 계좌였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만 사모펀드 판매 계좌가 지난해 6월 말 6127개에서 12월 말 6455개로 5.4% 늘었으나 지난해 9월 말 이후로는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잔액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6월 말에는 28조9634억원이었으나 12월 말에는 25조3353억원으로 12.5%(3조6281억원) 감소했다.
이 중 우리은행이 7조4945억원에서 4조7970억원으로 35.8%(2조6736억원), 하나은행이 3조9975억원에서 3조1805억원으로 20.4%(8170억원), 신한은행이 4조9405억원에서 4조5367억원으로 8.2%(4038억원) 줄었다. 반면 국민은행은 5조5413억원에서 6조3557억원으로 14.7%(8144억원) 늘었다.
이와 같이 은행들의 사모펀드 판매가 급감한 것은 지난해 DLF 사태 등으로 인한 후속 여파인 것으로 풀이된다. 예·적금 등 안정적인 금융상품을 다루는 은행이 원금 손실이 나는 고위험성 사모펀드를 무분별하게 판매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문제가 된 해외 금리 연계형 DLF 상품은 파생결합증권(DLS)을 사모펀드에 담아 판 것으로 원금 100% 손실이 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었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은행의 과도한 영업과 내부통제 부실을 지적하며 투자손실의 최대 80%를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DLF 사태 이후 은행권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가 금지되고, 제제은행에 대한 6개월 간 사모펀드 판매정지 조치, 펀드런 이슈 등 감안시 향후 추가적인 사모펀드 판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과 달리 증권사와 보험사는 사모펀드 판매가 조금씩 늘어났다.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 계좌는 지난해 6월 말 8만545개에서 지난해 12월 말 8만4593개로 5.0%(4048개) 늘었고 보험사는 같은 기간 1086개에서 1259개로 15.9%(173개) 증가했다.
판매 잔액도 증권사는 지난해 6월 말 307조7420억원에서 336조7243억원으로 9.4%(28조9823억원) 증가했고 보험사는 35조8399억원에서 41조7814억원으로 16.6%(5조9415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DLF 사태에 따른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렵고 원금을 20% 이상 잃을 수 있는 고위험 사모펀드 상품의 판매를 제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