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화학 업황 호황에 LG화학(대표이사 신학철)의 2분기 매출액이 창사 이래 최초로 1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각에서 이번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LG화학은 오는 29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27일 네이버 증권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10조4651억원, 1조1816억원, 9947억원으로 전년비 50.9%, 106.72%, 137.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분기 매출액은 최초로 1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다만 유진투자증권은 LG화학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봤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6000억원, 909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ESS(에너지저장장치) 중대형전지 리콜 관련 일회성 비용(4000억원) 반영으로 전지사업이 적자전환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지사업은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이슈로 인한 가동률 하락, ESS 리콜 비용 반영 등으로 적자전환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석유화학 사업부는 코로나19 위생용품 수요 급증 등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PE(폴리에틸렌), ABS(고부가 합성수지)를 중심으로 스팟(Spot) 마진이 하락했으나 원료투입 시차효과로 수익성을 방어할 전망이다. 또 PVC(폴리염화비닐)와 벤젠다운스트림의 시황 호조로 마진 스프레드가 유지되며 호실적이 기대된다. 하반기 PE, ABS, PVC 모두 역내 증설 물량의 상업 운전이 시작되므로 수익성은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분기 첨단소재, 팜한농, 생명과학은 무난한 실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신성장동력에 10조 투입
최근 LG화학의 미래성장동력과 주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상위 업체이나, 배터리 부분을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말 설립됐다. 올해 하반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IPO(기업공개)를 추진한다.
이에 LG화학은 화학 전문 기업에서 종합 전지재료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극재 외에도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탄소나노튜브(CNT) 등을 생산할 방침이다.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이기 때문에, 내부 공급이 유리하다. 향후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 소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4일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1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전지 소재 중심의 이모빌리티(e-Mobility) △친환경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비즈니스 △글로벌 혁신 신약을 선정하고 해당 분야에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
특히 e-Mobility 부문에 6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먼저 올해 12월에 연간 6만톤 규모의 구미 양극재 공장을 착공한다. 이에 LG화학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지난해 4만톤에서 2026년 26만톤으로 7배 가량 늘어나게 된다. 양극재의 재료가 되는 메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광산 업체와 JV(조인트벤처)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바이오(Bio)소재∙재활용(Recycle)∙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등 Sustainability 비즈니스에는 3조원을 투자한다. 생명과학사업본부에는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총 10조원에 달하는 재원은 자체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LG화학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LG화학은 “상장해도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70~80% 이상을 보유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며 “IPO 진행 시 시장가치 재평가로 지분가치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의 분사와 IPO 추진으로 LG화학의 투자 여력이 사실상 확대됐다"며 "친환경 기업을 표방한 LG화학이 최근 그린 본드를 발행했을 때 예상액 7~8배에 달하는 자금이 몰릴 정도로 비전과 로드맵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 매년 2조원 정도의 투자 재원을 조달하는 덴 큰 문제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