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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대화에서 행동으로”…‘피지컬 AI’로 금융 패러다임을 바꾸다

- 시니어 특화 휴머노이드 ‘젠피’ 공개…실물 세계 연계한 ‘에이지테크’ 선점

- 양종희 회장, “AX는 생존 위한 전략적 무기”…AI 에이전트부터 SaaS·블록체인까지

- 역대 최대 실적과 견고한 재무 구조…기술과 돌봄 결합한 ‘미래 금융 표준’ 제시

  • 기사등록 2026-05-15 1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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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도하 기자]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이 디지털 공간을 넘어 실제 물리적 세계와 결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로 이동하고 있다.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인공지능 전환(AX)’을 올해의 핵심 경영 목표로 제시하며,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 창출을 위한 초격차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 “대화에서 행동으로”…‘피지컬 AI’로 금융 패러다임을 바꾸다시니어 돌봄 특화 휴머노이드 로봇 '젠피(GenP)'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I EXPO KOREA 2026'에서 라이브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

지능’에 ‘몸’을 더하다, 휴머노이드 로봇 ‘젠피(GenP)’ 공개

 

KB금융은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인공지능대전(AI EXPO KOREA 2026)’에서 생성형 AI 전문기업 제논(GENON)과 공동 개발한 시니어 돌봄 특화 휴머노이드 로봇 ‘젠피(GenP)’를 공개했다. 젠피는 기존 대화형 AI의 한계를 깨고 실제 환경에서 ‘행동’하는 피지컬 AI의 정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피지컬 AI를 단순한 로봇 공학을 넘어 ‘감지(Sensing)-지능(Intelligence)-동작(Motion)’ 기술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자율 시스템으로 정의한다. 젠피의 핵심 차별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고도화된 결합에 있다.

 

우선 시니어 돌봄에 필수적인 정밀 동작을 위해 세밀한 관절 조정이 가능한 ‘손가락 모듈’ 강화 설계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약통의 미세한 형태와 색상을 인식해 집어 전달하고, 재활 동작을 보조하는 등 섬세한 물리적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또 젠피에 적용된 피지컬 AI는 배포 후 모델이 고착화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시뮬레이터에서 기본 동작을 학습한 뒤 실제 환경에서 실시간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적응 학습(Adaptive Learning)을 수행한다.

 

KB금융은 이를 바탕으로 △정서·인지 돌봄 중심의 디지털 케어 △비접촉 물리 작업 △부분 신체 접촉 보조 △고난도 전면 신체 케어로 이어지는 ‘4단계 피지컬 AI 로드맵’을 수립했다. 현재 역삼동 ‘에이지테크랩(Age Tech Lab)’을 전초기지로 삼아 실제 요양 현장에서의 돌발 상황 대응 및 안전성 데이터를 축적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시연을 출발점으로 피지컬 AI의 돌봄 현장 적용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검증해 나갈 계획이며, 그 결과를 토대로 서비스 적용 범위와 사업을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KB금융은 시니어 고객의 삶에서 돌봄·건강·주거·재무가 하나의 여정으로 연결된다는 철학 아래, 기술과 따뜻한 돌봄이 함께하는 에이지테크의 미래를 구현하는 데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B금융, “대화에서 행동으로”…‘피지컬 AI’로 금융 패러다임을 바꾸다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지난 1월 ‘2026년 상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

2026년 경영 화두 ‘AX’,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올해 초 경영진 워크숍에서 “AI 기술을 전략적 무기로 삼아 비즈니스 모델과 일하는 방식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시장과 고객으로의 확장을 통해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며 ‘AX’를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공표했다. 

 

KB금융이 이처럼 AX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현재 AI 기술이 직면한 한계와 고객의 냉정한 평가가 자리 잡고 있다.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이 수천억원을 투입해 AI 상담 서비스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4년 실시한 조사의 고객 만족도는 21.6%라는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응답자의 73.6%가 ‘AI 상담원의 요구사항 이해 부족’을 가장 큰 불만으로 꼽았으며, 이는 이른바 ‘AI 뺑뺑이’로 불리는 비효율적인 상담 경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30~40대 고객의 절반에 가까운 45.3%가 ‘AI 상담이 불편하면 경쟁사로 옮길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점을 들어, AI 기술의 질적 혁신이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한 필수 과제임을 시사했다.

 

이러한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하기 위해 ‘KB AI 전략(KB with AI)’과 ‘AI 에이전트 로드맵’을 가동했다. 단순 반복 업무는 AI가 전담하되, 맥락적 이해와 감정적 지원이 필요한 복잡한 영역은 인간이 집중하는 ‘상호 보완적 협업 체계(AI Orchestration)’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작은 성공(Small Success)’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원칙하에 개인고객 관리(PB)와 기업고객 관리(RM) 등 고객 접점 분야에 에이전트를 우선 도입했다. 그 결과 상담 준비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으며, 도입 불과 두 달 만에 현장 활용률이 57%에 달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가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다.


KB금융, “대화에서 행동으로”…‘피지컬 AI’로 금융 패러다임을 바꾸다KB금융의 스마트 텔러 머신(STM). [사진=KB국민은행]

선제적 인프라 구축, STM에서 SaaS·블록체인까지

 

KB금융의 AX 전략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인프라 혁신을 동반한다. 과거 지능형 자동화기기(STM)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오프라인 채널의 효율화를 이끈 데 이어, 최근에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하며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달 20일부터 금융회사의 SaaS 도입 기준을 완화하며 내부망 내 이용을 허용하며, KB금융의 혁신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기존에는 망분리 규제로 인해 내부망에서의 SaaS 활용이 까다로웠으나, 이번 규제 개선으로 혁신금융서비스 심사 없이도 검증된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KB금융은 이미 지난해 23건의 SaaS 관련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하며 공격적인 도입 의지를 보여준 바 있다. 이를 통해 구축된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KB 젠(Gen)AI 포털’은 9개 계열사의 공동 인프라로서 기술 대응력과 보안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AI 기반 이미지 생성과 인사·회계 프로그램 도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AI의 활용 범위 역시 소비자 금융의 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KB금융은 단순 챗봇이나 상담을 넘어 대출 심사 시 기존 신용점수 모델에 AI 기반 비금융데이터를 결합한 ‘대안 신용평가’를 시험하고 있다. 이는 ‘신용 인플레’로 변별력이 낮아진 기존 모델을 보완하고 금융 소외 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FDS)에 AI를 접목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전표 처리 등 반복적인 사무 업무를 자동화하며 직원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아울러 KB금융은 ‘블록체인’ 시장 선점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화폐 가치에 대응해 발행되어 송금 및 결제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해 기술 검증(PoC)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간편결제와 환전 등 영역에서 기존 금융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차세대 결제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KB금융, “대화에서 행동으로”…‘피지컬 AI’로 금융 패러다임을 바꾸다KB금융 분기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데이터로 증명된 AX의 당위성과 리딩금융의 저력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특허 분석을 통하여 살펴본 금융투자업의 AI 활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투자 AI 특허 출원 건수는 지난 2015년 20건에서 2023년 약 380건으로 19배 급증했다.

 

특히 보고서는 AI 기술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침투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업무 정형도가 높고 데이터 접근성이 우수한 분야에서 AI 특허가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복잡한 판단이 필요한 영역으로까지 기술 활용이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B금융은 이러한 기술 격전지에서 재무적 기초를 바탕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의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9% 증가한 5조833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금융사의 자본 적정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82%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견고한 재무 구조는 연간 수천억원 규모의 AI 투자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동력이자, 리딩금융그룹으로서 기술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 원천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실행력’을 갖춘 기술 선점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승우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피지컬 AI는 AI의 작동 범위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물리적 세계의 인식·판단·실행으로 확장되는 차세대 프론티어이며, 향후 50조 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며 “기술과 물리적 자산을 결합해 선제적으로 비즈니스 프레임을 구축한 금융기관만이 산업 전환기의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KB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AI 상담에 만족하지 못한 고객의 45.3%가 ‘불편함을 느낄 경우 경쟁사로 서비스를 옮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KB금융이 왜 AX를 단순한 효율화가 아닌 ‘생존 전략’으로 규정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결국 KB금융이 보여주는 AX의 행보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선다. 시니어의 돌봄과 건강, 주거와 재무를 하나의 여정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재정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피지컬 AI와 AX 전략은 금융의 미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hsem5478@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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