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표이사 손재일 김동관)가 지난달 노르웨이에 K9 자주포 4문과 K10 8대의 추가 수출 계약을 완료하며 유럽 방산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NATO 동맹국 GDP 대비 5% 국방비 인상 요구로 폴란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등 중-동유럽 국가들의 추가 무기 도입 확대가 예상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성장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영국 국방안보전문 기관 RUSI의 석상훈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방문연구원은 "한국의 무기는 비용 효율성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5년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방산 사업의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했으며,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 한화오션과 함께 그룹 방산 3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폴란드향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의 수출 호조와 누리호 체계종합기업 선정, 위성사업 확대 등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항공우주, 지상방산 등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2030년 글로벌 방산 '빅 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4Q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수출 호조 '날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8월 인적분할을 통해 방산부문과 비방산부문으로 나뉜 뒤 방산 부문의 폭풍 성장과 우주항공 사업 강화를 통해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하고 있다.
분리된 회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신설된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대표이사 안순홍)이다. 각각 방위·항공 분야와 AI 솔루션과 반도체 장비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7.5% 증가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조9586억원, 영업이익 5831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매출액 3조5870억원, 영업이익 5106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기존 호실적 요인이었던 폴란드 사업이 현재까지 K9 136문, 천무 72문이 인도된 것으로 추정하며 잔여 물량이 K9 228문, 천무 146문 등이 2026년까지 인도될 것이며, 추가 계약한 천무 2차 72문은 2029년까지 인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3분기 매출액 2조6312억원, 영업이익 47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9%, 457.5% 증가한 수치다. 특히 방산 부문의 성장은 주로 폴란드향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의 수출 증가에 기인해 매출액 1조6560억원, 영업이익 439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 715%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부문 강화를 통해 초일류 방산기업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방산 전문가인 마이클 쿨터를 해외사업 총괄 대표이사로 영입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미국 등 글로벌 핵심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K-방산의 핵심, 맞춤형 수출전략으로 유럽 방산시장 '정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16일 기준 시가총액 18조원을 기록하며 국내 방산업체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방산업체들과 비교해도 PER 25.9배로 미국·유럽 방산업체 평균(18.8배, 23.0배)을 상회하며, ROE 19.6%로 레이시온(12.3%), 제너럴다이내믹스(17.3%) 등 글로벌 기업들을 앞섰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NATO 동맹국 국방비 GDP 5% 인상 요구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증액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럽 내 무기 생산을 늘려 제조 및 기술 의존도를 줄이려는 EU의 움직임과 맞물려 현지 생산기지 구축과 기술이전을 포함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맞춤형 수출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한 행보도 가속화되고 있다. 23일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와의 '코리아 체어' 신설을 통해 유럽과 중동에서 K-방산의 우수성을 알리고, 글로벌 방산 전문가인 마이클 쿨터를 해외사업 총괄 대표이사로 영입하며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는 한국 정부의 '2027년까지 세계 방산 수출 순위 4위 달성'과 세계 시장 5% 이상 점유 목표 달성의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각국의 자체 방위력 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영국 국방안보전문 기관 RUSI의 석상훈 연구원이 평가한 "한국의 무기는 비용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강점과 글로벌 업계의 "더 싸고, 더 좋고, 더 빠르다"는 호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글로벌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우주·미래모빌리티...R&D 투자 넓히며 3대 성장엔진 가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으로서 우주발사체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누리호 3기 제작 및 4차례 발사를 책임지게 된 회사는 지난해 5월 3차 발사의 성공적 수행으로 기술력을 입증했다. 특히 2024년 하반기 예정된 4차 발사부터 2027년 6차 발사까지 제작과 총괄관리를 전담하며, 한국형 발사체 기술 자립화의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회사 쎄트렉아이를 통한 위성사업 확장도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고성능 지구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 티(SpaceEye-T)' 개발과 국내 최초 순수 자체기술 소형 SAR위성 발사 성공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위성 제작 기술력을 입증하는 성과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위성정보 가공 서비스와 위성기반 관측데이터 및 통신솔루션 제공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을 선도하고 있다.
R&D 투자에서도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14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독자적 R&D 인프라 구축에 나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서울대학교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허브' 설립을 통해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호주 길모어 스페이스와의 우주사업 협력은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산 기술 고도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무인 중전투차량 통합 열관리 제어, AI 기반 표적 탐지, 유도무기 기술 등 첨단 기술 개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플랫폼과 신호교란 방지 기술은 차세대 방산 시장을 선도할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한 친환경 기술 개발도 가속화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시스템과 수소·암모니아 기반 무탄소 동력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UAM용 전기추진시스템 개발에 친환경 동력원 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방산과 우주항공을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초석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