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미 정부, 삼성 반도체 보조금 6.9조원...TSMC·인텔 제치고 투자비중 1위 왜?

- 삼성전자 美투자, 440억→370억달러로 축소...글로벌 전략 '재편'

- 트럼프 시대 앞두고 '텍사스 프로젝트'... R&D·생산·일자리 '三重 효과' 노린다

  • 기사등록 2024-12-23 13:49:03
기사수정
[더밸류뉴스=박수연 기자]

삼성전자(대표이사 한종희)가 미국 정부로부터 47억4500만달러(약 6조9000억원)의 반도체 보조금을 최종 확정받으며, 글로벌 첨단 반도체 생산 거점을 미국에서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온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핵심 성과이자 한미 반도체 동맹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분수령이 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트럼프 당선인 측은 이번 보조금 지원이 "불필요한 재정 낭비"라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정권 교체 과정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반도체 패권 경쟁의 새 지평을 연 미국의 전략적 투자 유치


미국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텍사스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최종 확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중부 지역에 37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래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을 구축하게 된다. 투자 계획에는 테일러시의 첨단 로직 생산시설 2기와 연구개발 센터 신설, 그리고 오스틴 기존 공장의 확장 프로젝트가 포함된다.

미 정부, 삼성 반도체 보조금 6.9조원...TSMC·인텔 제치고 투자비중 1위 왜?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지나 러몬도(Gina Raimondo) 상무부 장관은 이번 투자 유치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며,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업들을 모두 확보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고 선언했다. 이는 차세대 AI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반도체 공급망 확보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삼성전자는 향후 5년 동안 건설 부문에서 1만2천개, 제조 부문에서 3500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전망이다. 전영현 부회장은 AI 시대의 기술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미국 내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가 받게 될 보조금이 전체 투자액의 12.8%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TSMC(10.2%), 인텔(7.8%), 마이크론(4.9%) 등 경쟁사들보다 높은 수준으로,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전략적 평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투자 전략 재편에 따른 미국 투자 계획의 현실화 과정


당초 4월 예비거래각서 체결 시점에서 논의되었던 보조금 규모는 64억달러였으나 최종 협상 과정에서 47억4500만달러로 조정되었다. 이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하면서 미국 투자 규모를 440억달러에서 370억달러로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미 정부, 삼성 반도체 보조금 6.9조원...TSMC·인텔 제치고 투자비중 1위 왜?기존 칩스법에 따른 미국 보조금 계획. [이미지=더밸류뉴스]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 평택캠퍼스와 기흥 NRD-K 등에서 차세대 반도체 생산 역량을 확충하고 있다. 특히 기흥 NRD-K는 오는 2025년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2030년까지 2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다. 또한 용인 국가산단에는 첨단 시스템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이 예정돼 있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 조정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최적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분석한다. 미국 투자의 일부 축소가 전체적인 생산 능력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한국 내 투자와의 균형을 통해 더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협상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기반 확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재정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율했다. 이는 단순한 보조금 지급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추구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산업 정책 기조를 반영한다.


◆정권 교체기에 드러난 미국 반도체 산업 정책 새로운 변수들


내년 1월 20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보조금 확정은 바이든 행정부의 산업 정책 마무리를 알리는 상징적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칩스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관세 정책만으로도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 정부, 삼성 반도체 보조금 6.9조원...TSMC·인텔 제치고 투자비중 1위 왜?삼성전자 매출액 비중. [자료=삼성전자 사업보고서]

트럼프 정부의 핵심 인사로 지목된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는 현 정부의 서둘러진 보조금 집행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권 이양기의 대규모 재정 지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새 행정부 출범 이후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의 큰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수출 통제 강화 가능성은 중국에 주요 생산기지를 둔 한국 기업들에게 전략적 과제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응하여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내 영향력 확대와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새로운 정치 환경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부각시키는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


ynsooyn@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4-12-23 13:49:0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 박수연 기자 박수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젊은 자본시장 미디어 '더밸류뉴스' 박수연 기자입니다. 경제와 산업 분야의 심층 분석 기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기업의 가치 창출과 혁신, 지속가능한 성장에 주목하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추구합니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 믿을 수 있는 정보의 나침반이 되겠습니다.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LG그룹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기획·시리즈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