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대표이사 김성현 이홍구)이 올 상반기(1~6월) ECM(Equity Capital Merket), DCM(Debt Capital Marekt) 양대 부문에서 각각 1위를 기록하면서 이같은 성과가 올 연말까지 이어지질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증권이 하반기에도 양호한 성과를 거둬 '2024 (연간) ECM·DCM 통합 챔피언'을 차지하는 진기록이 수립될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ECM·DCM 통합 챔피언 등극... 양대 부문 시너지↑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4 상반기 리그테이블'에서 KB증권은 ECM, DCM 부문에서 각각 1위를 기록했다. 리그테이블(league table)이란 증권사가 수행하는 IPO(기업공개), 회사채 발행 등의 주관 실적을 집계한 표를 말하며, 증권사의 주요 레퍼런스 자료로 활용된다. 버핏연구소 리그테이블 시리즈는 올해로 4회째이며 그간의 리그테이블 기사들이 (공모)금액과 건수만을 공개하는 것에서 나아가 인수 금액, 수수료, 수수료율까지 상세하게 취재해 "리그테이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핏연구소 집계 결과 올 상반기 KB증권의 ECM 주관 공모금액은 9152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2위 하나증권, 3위 삼성증권, 4위 신한투자증권, 5위 대신증권, 6위 한국투자증권, 7위 미래에셋증권, 8위 NH투자증권, 9위 하이투자증권, 10위 IBK투자증권 순이었다.
지난해 ECM 연간(1~12월) 집계에서 KB증권은 NH투자증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DCM의 경우 KB증권은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여기에서 보여주듯이 KB증권은 그간 'DCM에 강한 증권사'였다. 그렇지만 올 상반기에 ECM, DCM 모두 1위를 차지하면서 'ECM이든 DCM이든 KB증권'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B증권이 이같은 성과를 낸 것은 DCM(회사채·여전채·ABS 등)의 강점을 ECM(IPO·유상증자·ELB 등)으로 연계시키면서 상호 시너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성현 각자 대표가 이끄는 IB(투자은행) 부문과 이홍구 각자 대표가 담당하는 WM(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부문의 시너지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하반기도 전망 쾌청... 'IPO 대어(大魚)' 케이뱅크 주관 맡아
이같은 성과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KB증권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379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0.7% 증가했다. 이는 2017년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병하여 KB증권이 출범한 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상반기(1~6월) 영업이익은 49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이 결과 KB증권은 KB금융그룹 내부에서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B금융지주 내부에서는 계열사들을 이른바 '은증생카'(은행·증권·생명보험·카드)로 부르며 KB증권은 은행에 이어 키플레이어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이제 IB업계에서는 KB증권이 하반기에도 여세를 몰아 연간(1~12월) 집계에서 통합 챔피언에 등극할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까지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KB증권은 하반기 'IPO 대어(大魚)'로 꼽히는 케이뱅크 IPO 주관을 따냈다. NH투자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공동 주관이다. KB증권은 그간 IPO 대어 주관을 맡으며 실적을 점프시켜왔다. 지난해에는 '초대형 IPO 대어'이던 LG에너지솔루션 주관을 맡았고, 올 상반기에는 HD현대마린솔루션 IPO를 주관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 규모는 7423억원에 달했고, KB증권은 이를 통해 약 2153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밖에 코스닥 시장에서 제일앰엔에스, 민테크, 우진엔텍 등 3개 기업의 IPO를 주관했다.
◆김성현·이홍구 각자대표, ECM·DCM 성과내며 연임 가능성↑
KB증권은 김성현·이홍구 각자 대표 체제를 갖고 있다. 두 대표는 각자의 독특한 배경과 경험을 바탕으로 IB(기업금융)와 WM(자산관리) 부문에서 KB증권의 균형 잡힌 성장을 이끌고 있다.
김성현 대표는 30년 이상을 기업금융 현장 경험을 갖고 있다. 그의 리더십 스타일은 대학 시절부터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대학 재학 중 웨이트트레이닝에 몰두했던 김 대표는 ‘미스터 연세’ 대회 결선에 오르기도 했다.
김 대표의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은 업무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는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며, 때로는 직원들에게 엄격한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석에서는 격의 없이 먼저 다가가는 소탈한 모습으로 직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특히 실무적 감각과 통찰력, 그리고 사람을 보는 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홍구 대표는 소통과 현장 경험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프라이빗뱅커(PB)센터, 개인자산관리(WM) 사업본부를 두루 거치며 고객들을 직접 상대해왔다. 이러한 배경이 그의 소통 능력과 고객 중심적 사고방식을 형성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소통 능력은 KB증권의 WM 부문 전략 수립과 실행에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디지털 혁신을 통한 고객 경험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가 주도한 디지털 전략의 대표적 성과로 KB증권의 MTS 'KB M-able(마블)'을 들 수 있다. 이 앱은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와 다양한 기능 개선을 통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어, 현재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업계 1위를 유지하며 180만명을 돌파했다.
두 대표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이다. 양호한 성과를 거두면서 연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