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R&D(연구개발)에 '개방형 혁신'과 '협업'의 큰 흐름이 밀려오고 있다. 신약개발 AI기업과 제약기업은 모두 R&D 생태계의 일원으로 서로 협력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 개뱔과 교육에 주력하겠다.”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하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장(KAIST 화학과 교수. 이하 센터장)이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김우연 센터장은 포항공과대 물리화학 박사를 수료한 이후 독일 막스프랑크연구소의 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0년 물리화학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업적을 낸 만 45세 미만 젊은 연구자에게 대한화학회가 수여하는 ‘젊은물리화학자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인 ‘히츠(HITS)’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센터장 취임 1개월을 맞은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AI 신약개발의 가능성과 AI신약개발지원센터의 역할에 대한 그간의 고민과 향후 방향을 밝혔다.
◆"AI기술과 신약개발 상호 이해 우선…교육 플랫폼 강화해야"
그는 "AI(인공지능) 기술업체와 제약기업의 공동연구를 위한 기틀을 만드는 것이 현재 당면한 문제이자 해결해야할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AI 신약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려면 공동연구가 원활히 진행돼야 하는데, 지금껏 그러지 못한 이유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약기업의 AI기술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해 연구원들이 웹 상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다."
김우연 센터장은 "교육 플랫폼을 올해 하반기 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는 AI기술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제약 연구원들이 AI신약개발에 대한 이해와 긍정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제약기업 부담했던 고가의 해외 소프트웨어를 구입비를 절감할 수 있다"며 "이처럼 제약기업이 성장하게 되면, 국내외 AI 기술 동향과 AI 기업 정보를 볼 수 있는 웹사이트를 오는 5월 중으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서로 다른 분야가 합심하는 만큼, 융합형 전문인력을 양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기존 운영하던 교육 플랫폼을 활성화해 ‘혼자’하는게 아닌, 타분야 인력과 ‘소통’하는 융합형 인력을 배출이 목표다. 직접 AI신약개발 직무를 수행해 볼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구축해 상호간 이해와 소통을 확대하고 AI 신약개발 인력 충원도 병행할 수 있다.
◆"AI신약 발전 위해 국가적 컨소시엄 필요"
김우연 센터장은 "현재 우리나라가 미국 등의 해외 사례와 비교해 라이센스 인아웃(license in-out)이나 인수합병(M&A)과 같은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 제시를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국내 AI기술 수준이 뒤쳐져서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다만 "AI 기술업체와 제약기업의 공동협업을 할 접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와의 격차는 그다지 크지 않다며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밝혔댜.
김우연 센터장은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AI 신약개발의 로드맵을 제시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AI 신약개발백서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AI 신약개발에 있어 AI 솔루션 성능 향상과 정확도 제고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가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제약기업 차원에서는 대량의 학습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아 의료기관 및 공공기관의 환자 데이터 제공을 제안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 의료기관 및 공공기관들은 개인정보보호 등을 이유로 제약기업이 원하는 데이터를 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가적 컨소시엄을 구축해 의료기관, 공공기관, 제약기업 등 각자의 데이터 정보를 교류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