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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 PE 송인준 대표, '한샘’ 품에 안고 날아오를까

- 14일 "한샘 지분 매입"... 조창걸 창업주 지분 포함 30.21%

- 토종 사모펀드...블라인드 펀드로 성장

- 가구,인테리어 산업 전망 '맑음'

  • 기사등록 2021-07-15 18: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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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국내 가구 1위 기업 ‘한샘’을 인수한 토종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대표이사 송인준. 이하 IMM PE)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샘이 IMM PE의 성공 엑시트(EXIT)로 꼽히는 대한전선, 할리스커피가 될 지, 아니면 MBK 파트너스(대표이사 김광일)의 '골칫덩이'로 남아있는 홈플러스가 될 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송인준(왼쪽) IMM PE 대표이사, 김영호 IMM PE 투자부문 대표이사. [사진=IMM PE]

한샘은 지난 14일 조창걸 명예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7인의 지분을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PE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조창걸 명예회장은 한샘 지분 15.45%를 가지고 있고, 특수관계인들의 지분까지 포함한 매각 지분은 30.21%인것으로 나타났다.


양해각서에 따라 IMM PE는 한샘 실사(due diligence)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반기에 본계약이 치뤄지면 한샘 최대주주는 IMM PE가 된다.


◆토종 사모펀드, 블라인드 펀드로 성장 


IMM PE는 사모펀드 업계에서 '토종파'로 분류된다. 대부분의 PEF(사모펀드) 경영진이 해외 유학을 했거나 해외 IB(투자은행) 근무 경력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IMM PE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이 국내에서 학업을 마치고 경력을 쌓았다. 국내 자본 비중도 높은 편이다. IMM이라는 사명은 ‘In Manus Mundus’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세계가 내 손안에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 업계는 해외파로 분류되는 MBK파트너스와 토종파로 분류되는 IMM PE가 '빅2'를 형성하고 있다.  


IMM PE는 지난 10년 동안 4차례에 걸친 블라인드 펀드(자금을 먼저 모은 후 투자하는 펀드)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성장했다. 1호 블라인드 펀드는 3000억대 규모로 시작해 2018년부터 4호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 4호’ 결성을 추진, 1조8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았다. 지난해 하나투어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해 3월에는 린데코리아의 지분을 100% 인수하며 1조3000원대의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린데코리아는 국내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산업 등에 산업용 가스를 공급하는 엔지니어링 회사이다.


송인준 IMM PE 대표이사는 IMM PE를 독립 법인으로 만들고 메이저로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서울대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투자가 잘되면 직원 덕, 잘못되면 사장 탓”이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잘못된 투자 책임을 직원에게 묻기 시작하면 과감한 투자를 꺼린다는 지론에 따른 것이다. 배짱이 있고 과감해 제약, 금융,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의 업종에 과감히 투자하는 전략을 펼쳤다. 과거 인수했던 속옷회사 ‘라보라’를 살리기 위해 직접 술집에 가 종업원들에게 속옷을 판매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김영호 부사장은 상고(商高)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후 국내 회계법인과 창업투자사 등에서 근무한 뒤 IMM PE의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김영호 부사장은 IMM PE의 바이아웃 투자 성공 여부의 열쇠를 쥔 핵심인력으로 평가받는다. 2013년 IMM PE는 경영권을 확보한 와이퍼 제조업체 캐프의 CEO로 김 부사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이후 대규모 손실을 보던 캐프 회생에 성공해 7년만에 투자금 회수에 성공하며 매각했다.


IMM PE가 보여준 성과는 상당하다. 하이마트와 삼화왕관, 노벨리스코리아 등에 대한 지분 투자와 회수를 통해 수익을 거뒀고, 현대상선 LNG 사업부와 교보생명, 한독약품, 셀트리온제약 등 규모가 큰 기업들의 지분에도 투자한 바 있다. 


최근 들어 IMM PE는 지분 투자가 아닌 '바이아웃 투자'(기업 인수 뒤 가치를 높여 되팔아 차익을 얻는 투자방식) 위주로 사업을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할리스커피를 인수해 한층 고급화된 커피 브랜드를 내놓고 매장 수도 늘리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 지난해 9월 KG그룹에 매각했다. 


현재 IMM PE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하나투어, 에이블씨엔씨, 위메프, 제뉴언사이언스(한국콜마 제약사업부+콜마파마) 등이 있다.  


◆가구업은 유망 비즈니스, 인수 리스크도...


한샘이 속해있는 가구 산업은 유망 비즈니스로 평가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집 안의 가구나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주방가구 시장규모는 2조원에 달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하나의 공간으로 여겨져 자동차 내부 인테리어 사업 전망도 밝다. 한샘은 인테리어 전용 브랜드 ‘한샘리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샘리하우스의 패키지 '수퍼'의 부엌 신제품 '퓨어화이트'. [사진=한샘]국내가구시장의 안정적인 1위인 한샘의 실적도 견고한 편이다. 지난해 한샘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674억이다. 현대리바트가 1조3846억원, 에넥스가 2336억원으로 그 뒤를 잇는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931억, 668억으로 각각 전년비 66.17%, 56.44%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 55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5년간 한샘의 실적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수치로 보면 소위 말하는 ‘대박’이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2019년 한샘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한샘은 이미 매출액 2조와 영업이익 150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3년 동안 매출액은 소폭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한샘의 규모를 고려해봤을 때 매우 작은 성장치이다.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착공 증가에 따라 준공 물량도 증가하고, 한샘의 부엌/건자재 실적 증가와 사업 확장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리스크도 존재한다. 한샘이 이미 가구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회사이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더 높이지 못할 경우 오히려 IMM PE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케이스는 경쟁사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테스코로부터 인수했다. 당시 인수 가격은 7조2000억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였다. 그후 유통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실적이 악화되고 홈플러스 노조의 매각 반대 파업 등 악재가 겹치면서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의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IMM PE 역시 하나투어 매입 후 당혹스러운 1년을 보내왔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여행시장 및상품이 급속도로 위축돼 여행사 경영이 악화됐다. 이에 지난해 4월 전체 직원들 중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무급휴가에 들어가고 비핵심 자회사와 해외지사를 정리했다. 올해 들어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며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섰고 노사 갈등까지 벌어졌다.


한샘의 매각 예상가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조(兆)’ 단위의 인수인만큼 IMM PE 입장에서는 한샘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엑시트하느냐가 경영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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