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입했다.
23일 현대파그룹은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식 13만9000주, 7만2552주를 각각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매입 시점은 19일이며 매입 금액은 현대차 95억1200만원, 현대모비스 94억8900만원으로 총 190억원가량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미래 기업가치 향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지긴 했지만 현재 주가는 본질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12만원 대로 시작한 현대차의 주가는 23일 종가기준 6만8900원으로 반토막 났다. 현대모비스도 올 초 25만4500원에서 12만1000원까지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약 한달여 전 2월 17일에만 해도 각각 13만5500원, 23만9000원이었다.
현대차그룹 측은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회사를 책임감 있게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배구조와는 무관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올랐고 올해는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았다.
이번 주식매수로 현대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은 0.05%포인트 증가해 1.86%다. 현대모비스 주식은 처음 매수하며 지분이 0.08%포인트가 됐다.
현대차그룹 주요 임원들도 주식매입에 나섰다. 지난주 현대차 이원희 사장과 서보신 사장도 현대차 주식 1391주와 4200주를 각각 매수했다.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자동차산업 위기 극복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우선 부품 공급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국내 공장을 중심으로 특근 재개 등을 통해 팰리세이드, GV80 등 인기 차종의 생산량 만회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 베뉴 등 SUV 라인업 강화로 시장점유율을 지속 확대하고 판매믹스 개선 등을 통한 수익성 제고에 집중한다.
현대모비스도 미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3년간 미래 기술 연구개발과 인수합병(M&A), 스타트업 투자, 그리고 생산능력 증대를 통한 경쟁력 확보 등에 9조원을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커넥티드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미래 융복합 기술개발을 위한 글로벌 최고 기업들과의 협업을 적극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측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코로나19로 인한 그룹의 어려움을 책임감있게 돌파하기 위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수했다"며 "그룹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