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기업 셀트리온이 향후 6개월 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자체 제작 중인 코로나19 진단키트를 5월부터 의료 현장에 제공하고, 인천과 충북 지역에 자체 생산한 면 마스크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12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서 회장이 개발 중이라고 언급한 코로나19 치료제는 항체를 뜻한다. 항체는 바이러스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체내 면역 단백질이다. 이를 약으로 만들어 주입하면 체내 면역력이 향상돼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 독감(인플루엔자)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의 항체를 연구해온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의 치료용 항체 역시 개발할 수 있다고 서 회장은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국내 완치 환자의 혈액에서 항체들을 확보했고, 그 중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능력이 가장 높은 항체를 다음달 말까지 골라낸 뒤 임상용으로 생산해 6개월 뒤에는 긴급 임상으로 인체에 투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18개월 이상 걸리는 치료용 항체 개발 과정을 최대한 단축해보겠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이를 위해 “개발비 200억원을 집행 중이고, 향후 국가 연구비와 자체 예산을 통해 추가 3,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찾아낸 항체로 면역진단 키트도 만들 방침이다. “현재 사용되는 진단키트(분자진단 방식)와 유사한 정확도로 10~20분 안에 결과가 나오는 키트의 시제품을 내달 생산해 5월부터 임상 평가, 6월 이후 허가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게 서 회장의 복안이다. 일반인이 스스로 검사가 가능한 키트란 점에서 의료진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진단시스템이 부족한 외국에도 수출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셀트리온은 또 바이오의약품 생산 담당 직원들이 착용하는 무진복의 소재를 활용한 4겹 면 마스크를 지난달부터 국내 마스크 업체와 협력해 개발했다. 서 회장은 “이미 100만장 정도 제작 발주를 냈다”며 “제품이 들어오는 대로 셀트리온 사업장이 있는 인천시와 충북 청주시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