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예정인 바이오 코스닥 기업 엔지켐생명과학(대표이사 손기영)의 '지난해(2022년) 연간 실적 공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 높아... 매출액↑, 손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은 오는 23일 연간 실적을 공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지켐생명과학은 그간 연간 실적을 3월 23일에 공시해왔다.
엔지켐생명과학의 다가오는 공시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 회사가 장기간의 실적 부진을 딛고 턴어라운드 시그널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지난해 1~3분기에 매출액 199억원, 영업손실 111억원, 순손실 164억원을 기록했다(이하 K-IFRS 연결). 전년비 매출액은 21.34% 증가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28.38%, 20.00% 감소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추정해보면 매출액 265억원, 영업손실 148억원, 당기순손실 218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비 매출액은 15.36% 증가하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8.84%, 21.6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은 증가하고 적자폭은 감소하는 것이다.
얼핏 여전히 손실이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사정을 들여다보면 의미가 달라진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연구개발(R&D)의 성과가 나오기까지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전형적인 바이오 기업이다. '매출액 증가, 손실폭 감소'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넘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그널이다.
◆원료의약품 수출 증가... 97억→197억
수출이 증가한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1~3분기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197억원으로 2021년 연간 수출액(97억원)을 넘었다. 아직 4분기가 남아있음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원료의약품은 진해거담제, 소염진통제, 항응고제, 위궤양치료제 등의 원재료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턴어라운드를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지난해 1~3분기 판매비와 관리비는 1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25% 감소했다. 가장 많이 감소한 계정과목(account name)은 급여총액(3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07% 감소했다. 1인당 평균 급여액은 4000만원으로 전년동기(4500만원) 대비 11.11% 감소했다.
◆신약후보물질 'EC-18' 대량생산 나서
엔지켐생명과학이 개발하고 있는 주력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은 EC-18로 인체의 염증질환을 감소시키는 효능을 갖고 있다. 자연상태의 사슴 녹용(鹿茸·그늘에 말린 사슴 뿔)에 ㎏당 0.002%의 극소량으로 존재하기에 상용화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엔지켐생명과학이 화학적 합성을 통한 대량생산 제법을 자체 개발하면서 First in Class(신약후보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EC-18을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1999년 설립됐고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신약 개발과 더불어 원료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하고 있다. 최대주주(11.87%)인 손기영(62) 대표이사 회장은 삼일회계법인 회계사로 근무하다 신약 개발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바이오 업계에 뛰어들었다.
브리짓라이프사이언스를 창업해 운영하다 2011년 엔지켐(현 엔지켐생명과학)을 인수해 CEO를 맡았다. 청주고, 고려대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실적 공시와 관련, 더밸류뉴스는 엔지켐생명과학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