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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숫자로 본 '공공주택 키플레이어' 설립 13년 성과 1위는...

- 2009년 10월 설립... 가성비 높은 공공 주택 공급해 '공유지의 비극' 방지

  • 기사등록 2022-10-29 19: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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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지윤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설립 13년을 맞이하면서 이 공사가 그간 거둔 성과와 발자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H는 2009년 10월 설립됐다. 토지 개발을 주요 업무로 영위하던 한국토지공사와 서민들에게 저렴한 임대주택 보급을 목표로 하던 대한주택공사의 합병 방식이었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났다. 


민간 기업이라면 그간의 13년을 대대적으로 경축할 법 하지만 LH는 조용히 지나고 있다. 정부 산하 공기업인 데다 현재 신임 사장을 공모중이라는 것이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LH 최대주주는 대한민국 정부(88.82%)이다).  


그렇지만 LH가 13년 동안 거둔 성과는 만만치 않다. LH는 공기업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경제학에 말하는 이른바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을 방지하는 데 효율적으로 기여해왔다. 더밸류뉴스가 LH의 13년 성과를 숫자로 살펴봤다. 


◆'296만호' 공공주택 건설... 전체 주택 16% 기여 


LH가 거둔 성과 1위는 뭐니 뭐니 해도 공공주택 296만호를 지어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시켜왔다는 점이다(지난해 12월 기준). 이는 전국의 주택(아파트, 단독주택, 빌라 등 포함) 1852만6000채의 15.98%에 해당하는 만만치 않은 비중이다. 또, 서울의 전체 아파트(180만 가구)의 1.6배 해당한다. 


LH의 주택 건설 공급 성과. [이미지=LH]

296만호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분양주택 129만호, 임대주택 167만호로 구성돼 있다.


분양 주택이란 글자 그대로 일반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는 아파트를 말하며, '내 집 마련의 꿈' 실현의 지름길이기에 여기에 당첨되기 위한 '청약 통장'은 직장인들의 재테크 첫걸음으로 인식되고 있다. 임대주택이란 행복주택, 국민임대주택 등을 말하는 데 저렴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고 있어 인기가 높다. 행복주택은 청년, 신혼부부, 대학생 등 젊은 계층의 주거불안 해소를 위해 국가 재정과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대중교통이 편리한 위치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해 특히 인기가 높다. 

 

LH의 이같은 공공주택 성과는 '공유지의 비극'을 효과적으로 방지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유지의 비극이란 생물학자 개릿 하딘(Garrett Hardin)이 주창한 용어로 목초지, 지하자원, 호수 같이 모두가 사용해야 할 자원을 자유 시장(free market)과 개인 이익에만 맡기면 공공 이익이 훼손돼 시장 참여자 모두가 파멸에 이른다는 이론이다. LH는 땅 덩어리가 비좁은 한국에서 부동산을 공공재 개념으로 접근해 다수 이익에 부합하도록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달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기자회견을 갖고 "LH가 보유한 공공주택 128만 호 중 44%는 가짜"라고 주장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공공임대주택 43.7만 호를 공급했고 2020년 기준 재고 약 170만 호, OECD 평균 공공임대주택 재고율 약 8%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94만9000가구' 전국 1·2기 신도시 건설... 윤석열호(號) 3기 주역도


LH는 역대 정부가 추진해온 신도시 건설을 이야기할 때 '사업 시행자'로서 빼놓을 수 없다. 신도시 건설이란 정부가 서울 인구 집중을 막기 위해 수도권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말한다. 


[이미지=LH]

1기 신도시 사업은 노태우 정부가 경기 성남, 고양(일산), 부천(중동), 안양(평촌), 군포(산본) 등 5개 도시에 총 29만2000 가구를 건설했다. 1992년 말 입주가 완료돼 주택 보급률을 69.8%(1985년)에서 74.2%(1991년)으로 끌어 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2기 신도기는 노무현 정부가 경기 김포(한강), 인천 검단, 화성 동탄의 수도권 지역과 충청 천안·아산 신도시를 포함해 충청권 등 총 12곳을 신도시로 개발한 사업을 말한다. 총 64만 700호를 건설했다. LH는 이들 신도기 건설의 주역을 맡아 성과를 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3기 신도시는 경기 남양주(왕숙), 인천계양, 광명시흥, 과천, 인천(구월) 등에 대규모 택지(100만 ㎡ 이상)를 짓는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3기 신도시는 2018년 최초로 후보지가 발표된 이후 현재 본격적인 보상·공사 발주 단계가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인천계양에서 대지조성공사를 시작한 데 이어 6월 남양주왕숙·왕숙2(사진), 8월 고양창릉·부천대장 등에서 관련 공사 발주가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LH는 3기 신도시 공공분양 주택 비율 확대와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역세권·산업시설 배후지 등 입지가 우수한 곳에 청년원가·역세권 첫 집을 충분히 공급할 방침이다. 새롭게 도입하는 청년원가·역세권 첫 집 주택은 건설원가 수준(시세 70% 이하)에 저리의 초장기 모기지가 제공된다. 취약계층인 청년·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만4000개' 일자리 창출...중소기업과 동반성장 성과도


LH는신도시 건설과 공공주택 공급 사업 등을 하면서 지난 한 해에만 1만4000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그간의 LH 일자리 창출 성과를 살펴보면 7208개(2018년), 1만 100개(2019년), 1만 2455개(2020)에 이어 지난해 1만4065개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미지=LH]

LH는 지난해 매출액 27조3450억원, 영업이익 5조6480억원을 기록했다. 공공기관 중 최고 수익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1.9%(2조9120억원), 영업이익은 30.3%(1조314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09년 공사 통합 이후 최대치다. 


LH의 부채비율은 높은 편(2021년 221.2%)인 데 이는 공공주택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이고 LH가 전국에 풍부한 부동산 자산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부채 15조원의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자산 대부분이 철로, 열차 등으로 현금화가 어렵지만 LH 자산은 전국의 토지와 아파트 단지이다. 그래서 LH 부채를 민간 기업과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현실 비즈니스를 감안하지 않는 것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LH 부채비율은 2017년 306.2%에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LH의 최근 5년 실적 추이. 단위 조원. [자료=더밸류뉴스]

최근 LH는 프리미엄 주거(아파트) 브랜드 '안단테'를 선보였다. '안단테'는 '여유로운 삶의 템포'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공공분양주택에 적용되면 실속 있으면서도 디자인 감각을 갖춘 고급 주거 공간이 공급될 전망이다. 

 

세종시 안단테 조감도. [이미지=LH]

LH는 지난달 신임 사장을 공모했다. 임기 3년이며 1년 연임이 가능하다. LH는 현재 서류 전형 합격자들을 추려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현준 사장은 임기를 1년 8개월 남겨둔 지난 8월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고 퇴임했다. LH 신임 사장 후보로는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 김경환 전 서강대 교수, 정창수 전 국토교통부 1차관, 서명교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jiyoun6024@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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