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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절제 미학' 보여주는 용산 랜드마크

- 건물 외관 전체 알루미늄 핀(fin) 마감재,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 달라

  • 기사등록 2022-06-17 09: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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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정채영 기자]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1번 출구를 나와 걷다 보면 외관 전체가 크리스탈 알루미늄 마감재로 덮인 거대한 정육면체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외벽에는 일체의 간판이나 광고성 텍스트가 없고, 건물 중앙에는 구멍이 뚫려 있다. 워낙 유니크하다보니 멀리서도 확연히 눈에 띈다. 

 

아모레퍼시픽(대표이사 서경배) 신사옥이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위치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100 ▷규모 : 지하 7층, 지상 22층(총 29개층). 대지면적 1만4525㎡(4394평), 연면적 18만8902㎡(5만7201평) ▷설계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 시공 현대건설 ▷공사기간 : 2014년 8월~2017년 10월(3년 2개월) 기타 : 건물 외부 전체를 4.5~7미터 알루미늄 핀(Fin) 2만 1500개로 마감. 총 무게 3300톤. 공사비 5706억원. 



◆일체의 광고성 입간판 없어 절제미↑ 

 

이 건물의 특징은 '간결함'이다. 주변 빌딩들이 온통 광고 입간판과 광고 디스플레이로 현란하지만 이 건물은 외벽에 일체의 광고성 텍스트나 영상 기기가 부착돼 있지 않다. 건물 외관은 알루미늄 핀(fin) 마감재인데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색깔을 내고, 자연 채광을 분산시켜준다.


1층으로 들어서면 3개층(18미터)을 하나의 단층으로 만든 탁 트인 공간(아트리움)이 펼쳐진다. 한 눈에 보기에도 '광활하다'는 느낌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도심 금싸라기 공간을 이렇게 구성해도 되는건가"하는 궁긍증이 생기는데, 여기저기를 둘러 보면 '서울빌딩 숲에 이런 공간이 하나쯤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입구(entrance)가 사방에 모두 설치돼 있어 사람들의 진입이 쉬운 편인데 공간이 워낙 널찍하다 보니 '휑하다'는 느낌도 받는다.  


이곳 신사옥의 정문은 대로변(한강대로)이 아닌 반대쪽에 있다. 일설에는 이곳이 흉지(凶地)여서 땅의 기운을 피하기 위해 한강대로 반대편에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1층 내부 전경. [사진=현대건설]

5층 중앙에는 단풍나무 등이 어우러진 루프 가든(정원)이 조성돼 있다. 이곳도 2개층을 통합한 구조여서 널찍하고 안락한 휴식 장소로 쓰이고 있다. 임직원들이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굳이 바깥에 나가지 않고 이곳을 즐겨 찾는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5층 옥상정원. [사진=아모레퍼시픽]

◆데이비드 치퍼필드, "도심 속 특이성 컨셉으로 설계"

 

이 건물 건축을 담당한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는 현존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건축가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195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킹스턴 예술대, 영국 건축협회 건축학교를 거쳐 여러 건축사무소에서 근무했다. 1985년 자신의 회사인 데이비드 치퍼필드 건축사무소를 설립해 세계 곳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아모레퍼식 신사옥 설게와 관련, 그는 "‘도심 속의 특이성’을 컨셉으로 하고 지역 사회와 임직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의도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곳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의 출발은 19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성 상인' 서성환 (1924~2003) 창업 회장이 1945년 황해도 개성에서 아모레퍼시픽을 창업했고 1956년 지금의 서울 용산구로 사옥을 이전했다. 이전과 동시에 10층 신관을 준공했고, 2014년 신사옥 건축을 시작해 2017년 10월 완공됐다. 60여년간을 지켜온 용산 터줏대감인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내부 전시관. [사진=더밸류뉴스]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APMA)과 전시도록라이브러리(apLAP) 등의 예술 문화 공간이다. 미술 작품이나 전시를 보고 싶다면 누구나 방문이 가능하다. APMA 어플이 별도로 있어 설치를 하면 각종 예매 및 오디오가이드를 받을 수 있다. 근처에 오설록 티하우스 등 여러 카페가 있어 충분한 휴식을 위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대형 공공미술품도 2점 전시돼있다. 덴마크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Overdeepening’은 빙하가 지표면을 침식하는 작용을 의미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U자형 빙하 계곡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거울과 수반의 표면 너머로 공간이 무한히 확장되는 경험을 통해 감각과 지각의 지평을 확장”하고자 했다. 이는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본사로 향하는 길에 설치돼 있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사진=현대건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국내외 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 및 국토교통부장관상, 2018년 한국건축가협회상 건축가협회장상, 2018년 대한민국조경문화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의 ’2019 CTBUH 어워즈' 대상(Winner) 등을 수상했다. 


1011pink@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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