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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 vs. 이베스트투자증권, 우리금융그룹 ‘최적 인수후보’는

- 손태승 회장, "증권, 보험 포트폴리오 확대할 것"... 증권사 M&A 공식화

  • 기사등록 2022-01-24 11: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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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지윤 기자]

우리금융그룹(회장 손태승)이 증권사 인수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SK증권(대표이사 김신)과 이베스트투자증권(대표이사 김원규)이 유력 M&A(인수합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두 증권사 가운데 어느 곳이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태승 회장, "증권 포트폴리오 확대할 것"


손태승 회장은 지난 12일 우리금융그룹 창립기념식에서 "증권, 보험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모든 자회사 위상을 업계 상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 수장(首長)이 증권사 인수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손태승(왼쪽 7번째)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1일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금융그룹 본사에서 관계자들과 창립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MZ세대 대표직원, 정찬형 사외이사, 박병원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박상용 사외이사,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MZ세대 대표직원, 손태승 회장, MZ세대 대표직원, 이팔성 전우리금융지주 회장, 노성태 사외이사, 이순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MZ세대 대표직원.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그룹의 증권사 인수 의향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우리금융지주 컨퍼런스콜에서도 이성욱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내부 등급법 승인을 받으면 자본 규모로는 2조원, 위험가중자산 20조원 이상 흡수할 수 있게 된다”며 “현재 매물품귀현상이 있기는 하지만 가장 시너지가 큰 증권사 인수를 먼저 추진할 것”이라며 증권사 인수를 공식화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그룹은 M&A에 필요한 자본여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내부등급법 전환이 승인되고 바젤Ⅲ 최종안이 도입됐지만 BIS비율 중 하나인 보통주자본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1.42%에 머물렀다. 경쟁 금융지주가 13~14%인 것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중형급 증권사를 인수하겠다"고 언급했다.


우리금융그룹의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증권사로는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의 2곳으로 사모펀드(PEF)가 최대주주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다른 후보로 유안타증권이 있기는 하지만 사이즈가 상대적으로 크고 PEF 소유가 아니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유안타증권의 시가총액은 7400억원대 이고 최대주주가 대만 소재 유안타증권(Yuanta Securities Asia Financial Services Limited)이다. 


우리금융그룹 M&A 후보 증권사. 24일 기준. [자료=버핏연구소] 


◆SK증권, J&W파트너스가 3년 보유


SK증권은 지난 2018년 대주주 변경을 위한 인수계약 체결 이후 3년이 지났기 때문에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2018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정 위반으로 SK증권을 J&W파트너스에 총 515억원에 매각했다. 


SK증권은 인수 첫 해인 2018년 개별기준 106억원의 순익을 냈고 이듬해 331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1년 만에 3배 가량 성장했다. 그러나 2020년 자기매매 부진 등의 영향으로 총 순익이 93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의 경우 회복세를 보이며 3분기까지 33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SK증권은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으나 최근 자산관리(WM) 분야를 크게 강화했고 친환경 특화 증권사로 입지를 굳히는 등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으로의 M&A와 관련, SK증권 관계자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http://www.thevaluenews.co.kr/data/cheditor4/2112/495c3066820d165d69a2e075366c78ec88ccbf9b.png서울 여의도 SK증권 사옥. [사진=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회사 키우기 집중할 것"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2008년 G&A 사모투자전문회사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부터 꾸준히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G&A 측은 앞서 지난 2012년과 2015년, 2017년에 각각 보유지분 매각을 추진했으나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을 강화하는 등 체질 개선에 성공해 매각 시점은 충분히 무르익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투자은행(IB) 강화 등의 경영 전략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만큼 인수 당시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G&A PEF 지분의 98.8%을 보유하고 있는 LS네트웍스가 자사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매각을 지속적으로 타진해왔다는 점은 이 같은 가능성에 힘을 더한다.


유안타증권은 대주주가 대만 기업이어서 오히려 인수가 수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유안타증권의 지분 구조는 대만 유안타그룹이 50%대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꾸준히 호실적을 이어오면서 최근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베스트 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회사 매각과 관련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측에서 여러 증권사에 컨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회사를 더욱 키우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http://www.thevaluenews.co.kr/data/cheditor4/2201/5a6d90221abd5250843404cc0a595b34074b1e98.jpg                                                      서울 여의도 우리은행 지점. [사진=우리금융지주]

◆하락장으로 우리금융그룹 유리해져 


최근 주식 시장이 하락장에 접어들면서 우리금융지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하락장이 되면 증권사 실적이 부진해지고 '몸값'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올 한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가 진행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 주식 시장이 강세장으로 변화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음 급한 일부 중소형 증권사가 먼저 우리금융지주 인수에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M&A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통상적인 인수 절차를 진행하더라도 올해 상반기에나 윤곽이 나올 텐데 그 사이 증권사들의 몸값은 낮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지금까지는 증권사들의 콧대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인수에서는 우리금융지주에 결정권이 있다 보니 중소형 증권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SK증권이 채권 발행 등 IB 부문에 특화된 증권사라는 점에서 은행과 함께 시너지를 내야 하는 우리금융그룹이 두 증권사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 공식적으로 나온 매물이 없는 상황에서 향후 전략 방안에 대한 우리금융 측의 대안도 있는 만큼 인수 가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금융 입장에선 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리테일과 WM(자산관리) 부문에 강점을 둔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명확한 인수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은 만큼 우선적으로 가능한 매물을 매입한 뒤, 우리종금 등과 합병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도 있다”고 전했다.


jiyoun6024@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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