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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기부왕' 메르세데스-벤츠, 실제 기부금은 얼마? -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기부금 36억, 사회공헌위원회 발표금액의 절반 -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본사 배당은 2.5배↑
  • 기사등록 2021-05-24 11: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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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현지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회공헌위원회(이하 사회공헌위원회)가 2014~2019년 6년간 301억원을 기부해 수입차 업체 기부금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 따르면 사회공헌위원회는 지난 6년간 누적 기부금액 301억원 외에 지난해 기부금 67억원, 코로나19 기부금을 집행해 국내 수입차 업계 중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이게 사실일까? 


토마스 클라인(왼쪽 두번째)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 의장(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이 전국 지역아동센터 및 사회복지기관 생활방역 지원 및 공기살균기 기증식에서 박진경(왼쪽)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상무)과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


◆메르세데스-벤츠 자체 기부금은 발표금액의 절반 수준


우선, '지난 6년간 (누적) 기부금 301억원'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단일 기업의 기부금액이 아니다. 이 금액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를 비롯해 다임러 트럭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 공식 딜러사(11곳)의 총 14곳이 참여한 '사회공헌위원회(정식명칭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가 집행한 기부금액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사회공헌위원회에 참여한 총 14곳 가운데 1개사이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집행한 기부금은 36억원으로 사회공헌위원회 명의로 집행된 67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2019~2020년 기부금 내역. 단위 1,000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2014~2019년 6년간 집행한 (누적) 기부금은 총 137억원으로 같은 기간 사회공헌위원회가 집행한 기부금 301억원의 45.51%에 불과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002년 한국 법인을 설립했고 2010년까지는 기부금액이 천만원 단위였다. 15만원에 불과한 적도 있었다(2004년). 2006년(1억4928만원)부터 억원 단위로 집행됐고 2014년(11억2000만원)에야 십억원 단위로 증가했다. 2014년은 '국내 수입차 업체들의 기부금이 적거나 전무하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다.    

 

◆지난해 기부금, 매출액의 0.0067%


지난해 이 회사는 매출액 5조3382억원, 영업이익 1998억원, 당기순이익 1289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 기간 이 회사의 기부금액은 36억원으로 전년비 20% 증가한 수치라고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측은 밝혔다. 


그렇지만 이 기부금액은 이 회사 매출액의 0.0067%, 당기순이익의 2.7%에 해당한다. 국내 수입차 1위라는 수식어를 감안하면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수입차 신규등록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7597대로 국내 수입차 1위를 차지했다. 



◆실적 부진에도 해외 본사 배당금은 2.5배↑


여기에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해 본사로 송금한 배당금은 두 배 이상 뛰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배당금은 1929억원으로 전년비 2.5배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1289억원)보다 많은 금액을 해외 주주(메르세데스-벤츠AG(51%), 스타오토홀딩스(49%))에게 배당금으로 송금한 것이다. 


벤츠 코리아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비 부진했다. 매출액(5조3382억원)은 전년비 1.8% 감소했고, 영업이익(1998억원)은 8.3% 감소했다. 그럼에도 배당금을 2.5배 늘린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이익 감소를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채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배당금 내역. 단위 1000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막대한 배당금을 빼내가면서도 사회공헌을 한다며 기부금 이벤트를 벌이는 모습은 모순적이라는 지적이다. 이 회사는 배기가스 불법조작에 대해서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고 있지 않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측은 “(배당은) 다임러 AG 주주 정책을 따르고 있다”며 “배당금은 벤츠 제품 연구 및 개발 등에 투자돼, 향후 한국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 및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와 함께 다양한 사회 계층 및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기부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hyunzi@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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