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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청와대가 먼저 이사추천 제안"

- "이제라도 노조추천이사 약속 이행해야"

- "2차 출근저지투쟁, 촛불 시위 검토중"

  • 기사등록 2021-04-27 18: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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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민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어깁니다. 한 달 동안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투쟁의 대가로, 약속을 어긴 대가로 노조추천이사제를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체결합니다. 그 약속을 또 어깁니다. 그 약속을 어긴 시점도 금융노조가 서울시장 선거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선거일 바로 다음날 임명을 발표합니다. 이건 누가 봐도 금융노동자를 자기들의 동지가 아니라 호구로 보는 행태로밖에 인정할 수 없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26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에서 더밸류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청와대와 당∙정∙청은 노조추천이사 합의를 지금이라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위원장. [사진=더밸류뉴스]

김형선 위원장은 “10년간 내부 출신으로 행장이 발탁되다가 이번 정부 들어 낙하산 은행장을 내려보냈다”며 “낙하산 인사를 한 데에 대해 투쟁했고 이 과정에서 집권여당, 정부, 청와대까지 개입해 약속을 했지만 이번 사태로 사실상 그 약속을 파기했기 때문에 이를 규탄하기 위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낙하산 행장을 반대하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자 청와대에서 정무수석(강기정)이 먼저 만나자고 제안이 왔고 정무수석이 먼저 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이 노조추천이사제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낙하산 인사' 이슈로 윤종원 행장 출근저지 시위가 이어지자 청와대측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라는 합의를 건넸고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인영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자리한 가운데 6자 노사 합의문이 체결됐다.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사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김 위원장은 “노사 합의 당시 이인영 원내대표가 낙하산 인사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약속을 보증하는 것이다’라는 표현을 하며 약속 이행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며 “은성수 위원장도 합의문에는 서명하지 않았지만 본인이 합의문에 서명을 하지 않아야 오히려 약속을 이행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을 하며 임명권자인 은성수 위원장이 노조추천이사를 임명할 것이라고 확신했었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약속은 노조추천이사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이지 노조추천이사를 제청하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제청과정에서 부적격 사유가 있었다면 저희와 더 논의해서 부적격 사유가 없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던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는 인물의 문제가 아닌 약속 이행에 관한 문제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보였다.


또 6자 노사 합의문과 관련해 노조추천이사제뿐 아니라 공공기관 희망퇴직, 정규직 통합 등 합의문 중 이뤄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1인 시위를 금융위나 민주당사로 옮겨 확대하는 방안, 광화문 촛불 집회, 제2차 출근 저지 투쟁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금요일 이뤄졌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와의 간담회에 대한 내용을 묻자 “사과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노동계에서는 집권여당에게 희망을 가질 이유가 없다”며 “이번 당대표 선거과정에서 약속 이행에 대해 묻고 있고 확답과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없다면 정부의 내로남불에 대해 규탄할 수 있는 모든 세력과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영빈관. [사진=더밸류뉴스]

기업은행 배당과 관련된 질문에는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거의 동일한 영업을 하고 있지만 직원들과 관련된 것은 공공기관이라는 기준으로 숨쉴 틈 없이 막아놓는다”며 “반면 세수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본인들이 만들어놓은 기준을 어기면서 가져간다. 이런 부분이야말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의욕을 상실시키는 일이다”라며 비판적인 의견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어느 때보다 낙하산 풍년이다”라며 “이런 낙하산들이 시장 상황을 더욱 좋지 않게 만들고 있어 창의성이 발휘되기는커녕 관료화되고 관치금융에 휩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kmk22370@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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