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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동물에 '동물권' 있습니다, 인간에게 인권 있듯이...”
  • 기사등록 2021-02-10 15: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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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이렇게 동물들을 대우해도 되는 건가’하는 잔인한 현장들을 많이 보게 됐습니다. 특히 동물 실습 현장을 목격하고 밖에 나가서 대성 통곡을 하면서 ‘이제부터 내 인생은 너 네들을 위해서 쓰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그게 결정적인 계기가 돼서 결국은 봉사활동이 아니라 완전히 전업으로 뛰는 활동을 하게 됐네요”


21년째 동물자유연대를 이끌어오고 있는 조희경 대표의 말이다. 인생에서 힘들 때가 있었는데, 그 시기에 운명처럼 동물 봉사활동을 하게 됐고, 동물자유연대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사진=더밸류뉴스]

9일 서울시 성동구 동물자유연대 본사에서 진행된 더밸류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 대표는 동물자유연대를 “인간을 위해 이용되는 동물의 수와 종을 줄이고, 동물에 대한 가혹행위를 중단시키고자하는 목적으로 설립됐다”라며 “동물 구조와 산업 현장에서 가혹행위를 당하는 동물에 대한 처우 개선, 시민 인식 제고, 법과 제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활동을 하는 단체”라고 설명했다.


동물자유연대는 1999년 자원봉사 모임으로 시작됐다. 이후 제대로 된 동물보호 시민단체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2000년에 본격적으로 설립돼 지금까지 이어졌다. 역사가 20년이 넘은 만큼 확실히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을 느끼고 있다고 조 대표는 말했다.


그는 “(지금은) 20년 전에 활동 했을 때 하고는 정말 많이 변했다. 10년 전만해도 암담한 상태에서 활동을 했다”라며 “그러나 사회가 변하는 것을 10년 전부터 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예전 초기에는 아무리 잔인한 동물 학대라도 벌금이 2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바뀌었다. 이런 부분들을 볼 때 보람을 느끼는데, 여전히 아는 것과 실제로 실천하는 것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라고 했다.


최근 사람들이 ’동물 학대를 하면 안 돼’, ‘동물을 함부로 키우면 안 돼’ 이런 말을 많이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으로는 동물에 대한 가혹행위가 이뤄지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동물 학대도 점점 잔인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화는 보람되지만 여전히 동물은 인간과 다른 영역에서 그 소외되고, 도구화 되고 있다”라며 “이런 점을 보고 있으면 아직도 우리의 갈 길이 멀기도 하고, 굉장히 무거운 책임을 느끼면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계속 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동물자유연대는 현재 정부의 지원금 없이 100% 시민의 후원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조 대표는 동물자유연대가 시민단체로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시민의 후원에 의해서 운영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서울시 성동구 동물자유연대 건물. [사진=더밸류뉴스]

조 대표는 20여년 간의 동물자유연대 행보 중에서 돌고래와 관련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통상 사람들이 동물원 등에 가둬놓은 동물에 관해 교육적 효과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지만, 그런 것은 그냥 명분일 뿐이라는 의견이다. 


조 대표는 “인간은 단지 호기심으로 보러 가지만, 동물에게는 감금이라는 절박한 상황에서 놓여 있는 것이다. 돌고래 같은 경우는 야생에서 사는 애들을 잡아서 가두는 것”이라며 “(돌고래와 관련해) 캠페인을 하면서 남방큰돌고래를 제주도로 내보내게 됐다. 제주도 바다에서 그 돌고래를 만날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회고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올해 사육곰 사유권, 개 식용 문제 등 두가지 안건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동물자유연대는 '22마리 사육곰 생크추어리(Sanctuary) 이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는 웅담 채취 목적으로 사육되다 방치된 채 살아가는 반달가슴곰 및 사육곰 443마리 중 22마리를 우선 구출해 미국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야생 동물 생크추어리 TWAS(The Wild Animal Sanctuary)'로 이주시키는 활동이다. 생크추어리는 불안전한 환경에 놓여 야생으로 돌아가기 힘든 동물들을 보호하는 구역이다.


이와 관련해 “사육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서, 지난해 사유권 보호시설을 만들 수 있는 예산을 조금이지만 확보했다”라며 “그래서 사육곰 생크추어리가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게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국내 남아있는 사육곰들 문제도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조 대표는 개 식용 문제가 국내에서는 진전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개고기가 유통되는 것은 불법이나 단속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예전부터 먹던 것인데 왜 그러냐’ 하는 측과 그와 반대되는 측이 서로 갈등하고 있어, 이를 해결할 방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에는 이와 관련해 정부에 요구하고 사회적으로 같이 대화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도 밝혔다.


서울시 성동구 동물자유연대 입구. [사진=더밸류뉴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유기동물에 대해서는 “한동안 유기동물이 좀 줄다가 최근 4년 전부터 다시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유기동물 발생을 시기를 보면 방송 프로그램 등으로 인기를 끌면서 키우게 되고, 다음쯤 되면 그 반려동물을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많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동물을 키울 때는 유기동물보호소 입양 문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정책으로 가야한다는 주장이다. 이로 인해 유기동물이 줄고 유기동물보호소 안락사율도 감소하는 선순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조 대표는 반려견 목줄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해야한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외출 시 반려동물 보호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외에 아직까지 부족한 반려동물 혜택을 위해서 반려동물 당 세금을 걷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그는 “반려동물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복지 혜택 목적성의 세금이 되는 것이니까, 그 세금을 통해서 우리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부분”이라며 “그런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이 길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동물들이 유린당하는 무대에서 내 아픔이 문제가 아니라 동물의 아픔을 일으켜 세워야 하기 때문에 마음을 단단히 가져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한 인터뷰 전체 영상은 오는 17일(수) 유튜브 ‘더밸류뉴스’에서 확인 가능하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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