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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대기업 뇌물 먹었나···중기전용 '특혜대출' 논란 - 지난 5년간 중기전용상품 대기업 대출 3000억원 돌파
  • 기사등록 2020-09-24 15: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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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현일 기자]

KDB산업은행의 중소·중견기업전용 대출상품을 대기업이 이용한 규모가 지난 5년간 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산은이 대기업에 특혜 지원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시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사진=더밸류뉴스]24일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 갑)에 따르면, 산은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해당되는 기업 25곳에 3116억원에 달하는 중기전용 대출상품을 제공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계열사 자산 포함 10조원이 넘는 기업 집단으로 사실상 대기업 집단으로 분류된다. 즉, 이 기업들은 산은에서 운영하는 중기전용 대출상품을 이용할 자격이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산은은 ‘전략특별부문 신산업(운영)자금’과 ‘서비스 산업(운영)자금’, ‘사업 경쟁력 강화(운영) 자금’ 등의 중기전용 대출상품을 상호출자제한 기업들에게 대출했다.


문제는 대출을 넘어 이 기업들이 중소·중견기업의 자격을 인정받아 0.3%의 금리우대 혜택 역시 받았다는 것이다. 대출 규모와 이용 기간에 따라 기업들이 받은 이자 감면액은 11억11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집단별 대출금액은 OCI(010060)그룹과 현대중공업(267250) 소속 기업이 각각 700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SK(034730)그룹 611억원, 셀트리온(068270) 450억원 순이다.


문제의 원인은 산업은행의 부실한 대출심사 과정인 것으로 분석된다. 25개 기업에 대한 대출 중 상품지원 요건 착오가 13건, 기업규모 분류 착오가 12건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월 대출을 받은 현대중공업 소속 계열사는 산은의 부실한 대출심사로 인해 700억원의 대출금을 받았고, 만기 기간동안 중소·중견기업의 자격으로 대출 및 우대금리 혜택을 받았다.


이에 송 의원은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상품을 대기업 규모의 기업들이 영위한 것은 그 만큼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보지 못한 것”이라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부당한 지원이자 특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건들이 산업은행의 허술한 대출 심사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 문제”라며 “해마다 발생하는 대출 착오를 개선하기 위한 심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alleyway9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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